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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유럽, 러시아 경제 숨통 끊는 '에너지 수출 금지' 카드까지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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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유럽, 러시아 경제 숨통 끊는 '에너지 수출 금지' 카드까지 쓸까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휘발윳값·천연가스 가격 폭등 우려 불구 최후의 카드로 검토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에 대비해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차단하는 극약 처방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톡에서 천연가스관에 서명하는 모습. 사진=AFP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에 대비해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차단하는 극약 처방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톡에서 천연가스관에 서명하는 모습. 사진=AFP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파상적인 경제 제재를 속속 단행하고 있으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중단하지 않은 채 공격을 계속하면 러시아 경제를 침몰로 몰아갈 수 있는 초강력 제재 카드를 던지려고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준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함락하고, 우크라이나에 친러 세력으로 위성 정부를 세워도 러시아와 군사적인 충돌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 대신 러시아를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서 퇴출함으로써 러시아 경제를 회생 불능의 상태로 몰고 갈 전략을 짜고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가 준비하는 초강력 추가 제재 리스트에는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차단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것에 맞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입을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면서 에너지 분야를 제재하는 최후의 카드를 던질 수 있다고 미국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에너지 분야 제재에 나서면 국제 유가가 폭등하고, 유럽 국가의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인해 경제적 혼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 점을 고려해 에너지 분야 제재를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 두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면서 미국의 휘발윳값 상승을 막겠다고 공언했었다.

유럽 국가들은 천연가스의 40%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수입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이 금지되면 톡톡히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또 푸틴 대통령의 측근과 엘리트 지배 계층의 부동산과 호화 요트 등 비금융 자산의 몰수 또는 동결 카드를 예비해 놓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들의 해외 금융 자산 동결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를 부동산 등으로 확대하면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러시아 지배 엘리트층이 서방의 금융 자산 동결 등에 대비해 고급 주택, 맨션 등 부동산이나 호화 요트 보유를 확대해왔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이날 보도했다.

미국은 28일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부 펀드, 러시아 재무부와의 거래를 전면 차단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소유한 미국 내 모든 자산은 동결된다.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동맹과 캐나다, 일본 등은 지난 주말에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