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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글로벌 정유업체, 러시아에서 앞다퉈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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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글로벌 정유업체, 러시아에서 앞다퉈 철수

셸,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과 합작 사업 중단 발표

영국계 글로벌 정유 기업 셸이 28일 (현지시간)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과 합작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이미지 확대보기
영국계 글로벌 정유 기업 셸이 28일 (현지시간)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과 합작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영국계 거대 정유 기업 로열더치셸(Shell)이 러시아의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과 합작 사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셸은 러시아와 공동으로 추진해온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하고,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천연가스 운송 프로젝트인 ‘노드 스트림2’에 대한 금융 지원 역할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셸은 이 프로젝트에 약 10억 달러를 대출해주었다.
벤 반 뷰든 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유럽 안보를 위협하는 무분별한 군사 공격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글로벌 에너지기업 BP는 지난 2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러시아 국영 석유와 가스 회사 지분 19.75%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로스네프트의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BP는 러시아에서 손을 떼면 250억 달러가량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셸과 BP는 모두 러시아와 비즈니스를 중단하라는 영국 정부의 강력한 압박을 받았다고 외신이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러시아와의 관계 단절에 나섰다. 노르웨이 국영 석유 회사인 에퀴노르(Equinor)는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다임러 트럭 홀딩스도 러시아와 합작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볼보 자동차도 러시아와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르노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 있는 자동차 생산 공장의 문을 닫았다. 폭스바겐은 루블화 폭락 등을 이유로 러시아에서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서방 기업들은 옛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 정부가 출범했을 당시부터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왔다. 특히 정유회사, 자동차 회사, 맥주 생산업체 등이 러시아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하면서 러시아에 부품을 공급하기 어렵고, 러시아와 거래에 따른 이미지 실추 등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에 본사가 있는 셸은 러시아 최대의 석유와 천연가스 공동 개발 사업인 ‘사하린-2’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즈프롬이 주관하고 있고, 셸은 이 벤처 사업의 지분 27.5%를 보유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일본의 미쓰비시와 미쓰이 그룹도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상 300㎞, 해상 1600㎞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으로 이를 이용해 원유와 천연가스를 운송한다. 셸은 이 파이프라인으로 전 세계 천연액화가스(LNG) 소비량의 4%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 사업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와 LNG를 공급받는 국가는 한국, 일본, 중국이라고 셸이 밝혔었다.

BP는 러시아 시베리아 타스 유리아크 지역 유전 개발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고, 서부 시베리아만의 유전 개발 사업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BP는 또 로스네프트와 야말-네네츠 자치지구 내 하람푸르 유전 개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BP는 2013년부터 로스네프트의 지분 19.75%를 보유해 왔다. 그 지분의 가치는 현재 140억 달러(약 16조8630억 원)에 달한다. BP는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의 3분의 1가량을 로스네프트에 의존해 왔다.

미국의 거대 정유회사인 엑손모빌(ExxonMobile)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엑손모빌은 러시아에서 지난 25년 동안 비즈니스를 해왔고, 현재 러시아에 있는 직원만 1000명이 넘는다. 엑손모빌의 자회사인 엑손 네프트가스(ENL)는 러시아의 극동 사할린 지역에 있는 에너지기업인 ‘사할린-1’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ENL은 러시아, 일본, 인도 파트너사와 제휴하고 있고, 러시아인 직원만 700명이 넘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