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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군사·기초과학 강국 러시아, 이유 있는 '경제 약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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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군사·기초과학 강국 러시아, 이유 있는 '경제 약소국'

러시아의 Su-35전투기. 러시아는 군수산업이 발달했으나 생활에 필요한 경공업은 극도로 낙후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의 Su-35전투기. 러시아는 군수산업이 발달했으나 생활에 필요한 경공업은 극도로 낙후돼 있다. 사진=로이터
푸틴이 러시아를 군사 강국으로 이끌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러시아의 기초과학이 아직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군사력과 기초과학에서 러시아는 중국을 확실히 앞선다.

하지만 러시아는 GDP가 1조7000억 달러로 세계 11위 규모다. 중국의 광둥성 수준에 불과하다. 왜 러시아의 군사 및 기초과학은 강한데 경제는 발전하지 못하는가?

먼저 러시아의 군사 및 기초과학 수준이 얼마나 강력한지 살펴보자. 러시아의 군사력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탄두 보유국이다.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과소평가하는 나라는 없다. 러시아 군사 산업은 강력하고 항공 우주 기술은 항상 세계 최고다. 원전도 세계 최고수준이다.

특히 기초과학의 수준은 세계 최고다. 18세기부터 20세기 중후반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과학기술은 서구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일부 첨단 기술은 선진국에 접근하거나 따라잡으면서 비교적 완전한 체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구소련이 붕괴된 후에도 러시아는 여전히 구소련의 과학기술 체계를 계승하고 있으며, 세계 유수 과학기술 강대국이자 기초연구 분야에서도 여전히 세계 1위였다.

2017년 기준 러시아와 구소련에서 총 32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수여되었다. 최초의 수학자 중 러시아, 프랑스, ​​미국은 오늘날 수학 세계에서 세계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그러나 러시아 최고 과학자들의 유출은 심각했다. 특히 미국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러시아 경제는 이와 같은 군사력이나 기초과학에 비해 힘이 없다. 러시아 경제는 전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한다. 배럴당 45달러 이상이면 균형예산을 유지할 수 있고,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불균형 예산으로 떨어진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하르코프에서 러시아군 병력수송 장갑차(왼쪽)가 불타고 있고 그 앞에 생사를 알 수 없는 한 군인이 쓰러져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하르코프에서 러시아군 병력수송 장갑차(왼쪽)가 불타고 있고 그 앞에 생사를 알 수 없는 한 군인이 쓰러져 있다. 사진=뉴시스

그렇다면 러시아가 경제부국으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대답은 어렵고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국토가 넓어 국가 안보를 유지하는 비용이 엄청나다. 내륙국가인 러시아는 국토가 넓고 국가 안보를 위해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해야 한다. 현역 군인(101만 명)은 세계 1위다. 군사비 지출은 세계 3위(GDP의 3~4% 유지)다.

에너지 산업 외에도 러시아의 핵심 산업은 방산 산업, 항공 우주 분야다. 그러나 여전히 농업국가다. 국민의 삶이나 부와 상관관계가 높은 경공업은 극히 취약하다.

러시아가 경공업을 발전시키지 않는 이유는 중공업이 절대적으로 지배적인 산업구조이기 때문이다. 매우 낮은 인구밀도(8.9명/㎢)와 넓은 면적으로 운송, 판매비가 너무 비싸 경공업을 발전시킬 수 없다. 전혀 경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러시아는 국내총생산(GDP)이 부족한 가운데 경제와 군사라는 상충되는 전략 과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러시아는 국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 군수공업 등 중공업의 발전에 중점을 두고 군사 발전의 수요에 집중했다. 러시아의 일류 과학자들은 군수산업 분야에서만 활용될 수 있고, 이 분야에서 가져오는 시장 규모와 수입, 성취감은 항상 제한적이기 때문에 러시아 과학자들의 탈출은 불가피했다. 이 역설의 결과는 러시아는 최고의 군사력과 이에 못미치는 경제 취약국의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