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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보다 막강한 군사력 보유…남부·동부 점렴상태서 전쟁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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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보다 막강한 군사력 보유…남부·동부 점렴상태서 전쟁 종료

러-우크라전 시나리오: 러시아 어떻게 승리하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3월 14일 우크라이나 군인 한 명이 수미 지역 오르티카 마을의 폭탄 분화구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3월 14일 우크라이나 군인 한 명이 수미 지역 오르티카 마을의 폭탄 분화구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으로 판단했다. 유럽 국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봤다. 결국 미국이 옳았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모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한 뒤 일어날 전황 분석에 실패했다. 서방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전면적인 침공을 감행하면 우크라이나가 1주일 이내에 함락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오판을 하기는 러시아도 마찬가지이다. 러시아는 속전속결 작전에 실패했고, 우크라이나는 서방 국가의 무기 지원을 받으면서 15일(현지시간)로 20일째 결연히 항전하고 있다.

이제 국제 사회는 이 전쟁이 어떻게 종결될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 전쟁에 한국, 미국을 비롯한 거의 모든 나라의 첨예한 이해가 걸려 있다. 열쇠는 여전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쥐고 있다. 휴전, 확전 여부가 그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가 굴욕스러운 패전을 감수할 수 있다. 그 정반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으로 전선을 확대해 3차 세계 대전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이 어떻게 될지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를 압축하면 결국 러시아가 승리할 것인지, 아니면 패배할 것인지 2가지로 귀착된다. 러시아의 승패에 따라 어떤 사태가 올지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러시아가 초기 작전에 실패했지만, 우크라이나와 비교할 수 없는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비록 시간이 더 걸리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인명 피해가 커지면서 우크라이나가 초토화하는 사태가 올지라도 최후 승자는 러시아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손익 계산서는 서방과 다를 수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대량 사망과 대규모 난민 사태 등에는 개의치 않는다. 푸틴은 옛 소련 붕괴 이후 형성된 유럽의 국제 질서를 파괴하려고 한다. 그가 여기까지 온 이상 뒤로 물러날 리 없다. 우크라이나 전체는 아니더라도 남부와 동부를 러시아가 점령한 상태에서 이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언론이 분석했다.

미국과 서방 국가는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지 않는 한 직접 참전하지 않을 계획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확대하고,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의 강도를 갈수록 높일 계획이다. 문제는 서방의 이런 대응 전략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 또는 분단 전략을 막지 못한다는 데 있다고 AP통신이 지적했다.

미 국무부 ‘넘버 3’인 빅토리아 눌런드 차관은 최근 미 의회 증언을 통해 미국 등 외부 세계의 압력으로 푸틴이 뒤로 물러서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눌런드 차관은 “푸틴이 러시아 군부 또는 주민의 저항에 직면하지 않으면 이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푸틴 대통령이 국내 입지가 흔들리는 증거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고 AP가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세가 결정적으로 불리해지면 생화학무기 또는 핵무기를 동원할 수도 있다. 미국과 유럽의 나토 회원국은 지금 러시아의 대량파괴 무기(WMD) 동원 또는 나토 회원국 공격을 통한 확전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과 주민이 러시아의 파상 공세에 아직 버티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제압하거나 이들을 국경 밖으로 쫓아낼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또한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의 WMD 대량 동원 또는 나토 회원국 공격 이전에는 참전하지 않을 계획이다.

우크라이나가 피바다로 변해가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을 통한 극적인 휴전이나 독일, 프랑스 등의 외교적 중재로 휴전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게 미국 정보기관과 언론의 대체적 전망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를 점령할 때까지 러시아가 더 많은 병력과 화력을 동원해 민간 시설과 군 시설을 가리지 않은 채 대대적인 공격을 가하고, 우크라이나의 인명과 재산 피해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가 쉽게 굴복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 출신인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의회 증언에서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친러시아 정권을 수립하고, 앞으로 전개될 우크라이나 소요 사태를 진정시키는데 수십 년은 아니어도 최소한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부를 수립하거나 일부 지역을 점령해 나라를 두 개로 나누는 데 성공해도 우크라이나는 테러와 폭동이 반복되면서 ‘실패한 국가’(failed state)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군인이 대거 사망하고, 서방의 제재 강화로 러시아가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해도 현재로서 푸틴이 실각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