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을 포함한 모든 외국 기업이 러시아에서 즉각 철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러시아가 외국 기업의 자금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에서 잔혹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본의 진주만 공격과 2001년 9.11 테러 사건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지금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나에게는 꿈이 있다’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 대목을 인용해 “우리의 하늘을 지키게 해달라”며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청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너무 과한 요구라면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S-300과 같은 대공 미사일 방어시스템과 전투기 지원을 요청했다.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면 북대서양조약국(NATO, 나토) 회원국인 미국의 전투기가 러시아군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당신은 세계의 지도자이고, 세계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평화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이라며 연설을 마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침공이 중단할 때까지 서방 국가들이 지속해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해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모든 정치인을 제재하고, 미국의 모든 기업이 러시아를 떠나야 한다고 그가 주장했다. 또 분쟁 중단, 무기, 제재, 인도적·정치적 지원과 관련한 24시간 감시 체제를 갖추기 위해 국가 연합체 'U24'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 의원들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 전후에 기립 박수로 지지를 보냈다. 사회봉을 잡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슬라바 우크라니'(Slava Ukraini·우크라이나에 영광을)라고 외쳤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