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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출범 전후 몇 개월 내 北 ICBM발사·핵실험 재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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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출범 전후 몇 개월 내 北 ICBM발사·핵실험 재개 예상"

테드 카펜터 박사 인터뷰

테드 카펜터 미국 케이토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21일(현지시간) '글로벌 이코노믹'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동시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미지 확대보기
테드 카펜터 미국 케이토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21일(현지시간) '글로벌 이코노믹'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동시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정부 출범을 전후해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유예하는 모라토리엄 폐기를 선언하고, 향후 몇 개월 이내에 ICBM 발사, 핵실험 재개 등의 연쇄 동시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의 도발을 막으려면 북한과 미국 정부 간 대화가 이뤄져야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중차대한 현안에 직면한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극적으로' 북한에 그런 대화의 손을 내밀 것으로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윤 당선인 진영이 오는 5월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북한의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면서 중대한 외교적 시험대에 서게 될 것입니다."

브루킹스 연구소, 헤리티지 재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함께 미국 워싱턴 DC의 4대 싱크탱크의 하나로 꼽히는 케이토(CATO)연구소의 테드 카펜터 선임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글로벌 이코노믹'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카펜터 박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국제 정세 분석 칼럼을 뉴욕 타임스(NYT), 워싱턴 포스트(WP),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에 다수 기고하고, 주요 방송에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 전문가이다.
카펜터 박사는 "북한이 지난 16일 신형 ICBM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시험발사를 시도하고, 20일 서해상을 향해 방사포(다연장 로켓) 추정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긴장의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한국 대선에서 보수당 출신의 윤석열 당선인이 승리한 현시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ICBM 발사와 핵실험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모라토리엄을 폐기하기로 최종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북한이 조만간 이 모라토리엄을 준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것이고, ICBM 발사와 핵실험을 재개하는 도발이 초읽기 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카펜터 박사는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으나 북한 문제를 완전히 뒷전에 밀어 놓았고, 한국 대선에서 대북 강경론을 견지하는 윤 당선인이 승리함으로써 북한은 모라토리엄을 더는 지킬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은 특히 한국의 새 정부와 미국에 충격을 주려고, ICBM 발사와 핵실험을 거의 동시에 단행하는 연쇄 도발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카펜터 박사는 "윤 당선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달리 대북 강경 노선을 취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예고했고, 이제 남북한 간 실질적인 막전, 막후 접촉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카펜터 박사와 일문일답 내용이다.

-한국 대선에서 윤 당선인이 승리한 것을 미국 조야는 어떻게 평가하나.
"워싱턴 정가는 윤 당선인 승리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정부도 윤 당선인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렇지만, 바이든 정부는 지금 한반도에 주의를 기울일 겨를이 없다. 북한 문제는 바이든 정부에서 뒷전에 밀려나 있다. 북한이 아직 ICBM 발사 또는 핵실험을 재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북한 문제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北 심각한 도전 직면하면서 외교적 시험대 서게 될듯


-문재인 대통령 정부와 비교할 때 윤 당선인 정부에서 한미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나.

"문 대통령 정부의 대북 정책이나 대외 정책 노선과 비교하면 윤 당선인 정부의 외교 정책이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 윤 당선인이 무엇보다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했고, 이는 바이든 정부가 적극적으로 환영할 일이다. 한국의 차기 정부는 현 정부와 비교할 때 보다 더 긴밀하게 미국과 대외 정책을 놓고 조율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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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이 미국, 일본, 호주, 인도 간 4자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에 가입할 것으로 보는가.

"바이든 정부가 쿼드 가입국을 늘리려 할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윤 당선인 정부가 쿼드 가입을 희망하면 한미 정부가 협의할 수는 있을 것이다. 또 윤 당선인 정부가 미국 측에 한국 가입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윤 당선인 이 쿼드 가입을 서두를지 알 수 없는 일이고, 한중 관계나 북한 문제를 고려할 때 과연 한국이 쿼드에 들어가는 게 좋은 것인지 신중하게 다시 판단할 것으로 본다."

-윤 당선인 정부가 실제로 쿼드에 가입하면 중국이 어떻게 나올 것으로 예상하나.

"한국의 쿼드 가입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쿼드를 반중 연합체로 인식하고 있고, 한국이 여기에 들어가면 중국에 대한 적대 정책을 노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것이다. 한국과 중국 간 경제 교류를 고려할 때 한국이 쉽게 선택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윤 당선인 정부가 공약한대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할 것으로 보는가.

"한국의 차기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 문제에 참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한국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면 중국이 한국에 대한 대대적인 경제 보복에 나설 게 확실시된다. 더욱이 지금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수세에 몰려 있다. 러시아가 중국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고, 미국 등 서방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면 2차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중국이 한반도에서 현상 유지를 바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종결되든 중국은 향후 3~4개월 동안 한반도 이슈를 비롯한 다른 문제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중국은 한반도의 정세 변화나 긴장 고조 사태를 원하지 않는다.

한국 차기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를 강행하면 한중 관계가 심각한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윤 당선인이 이런 점을 의식해 사드 배치를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 판단이다. 한국 차기 정부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지는 않을 것이고, 한중 관계가 파국을 맞지 않도록 관리해 나갈 것으로 본다."

일시 중단 모라토리엄 폐기 최종 결정 단정하긴 어려워


-바이든 정부가 윤 당선인 정부에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현재로서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는데 한국이 앞장 서주기를 바라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이 점에 있어서 윤 당선인 정부와 마찰이나 균열이 생길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어떻게 매듭지어지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고, 러시아가 침공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다. 이때 윤 당선인 정부가 미국과 공동보조를 맞춰줄 것으로 예상하고, 또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정부도 국제 사회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느냐.

"물론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진보 정권은 중국이나 러시아를 견제하고, 제재를 하는 데 주저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게 미국 조야의 대체적 인식이다. 한국이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중국과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않으려고 하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한국에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미국이 한국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윤 당선인 정부가 한일 관계에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나.

"윤 당선인이 북한 문제 등에 대처하면서 한미일 3국의 공동 대응을 강조한 것으로 안다. 한일 양국이 그런 안보적인 분야에서는 서로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한일 관계의 전반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국이나 일본에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양국이 관계 증진을 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한일 양국의 정부가 과거사 문제로 인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 윤 당선인 정부도 한일 양자 관계 보다는 한미일 3국 협력 차원에서 진전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테드 카펜터 박사 약력

△미국 텍사스대 외교 역사학 박사 △내셔널 인터레스트 편집위원△전략연구 저널(Journal of Strategic Studies) 편집위원 △’계간 지중해’ (Mediterranean Quarterly) 논설위원 △케이토 연구소 외교 정책 연구국장 △케이토 연구소 부소장 △케이토 연구소 선임 연구원 △뉴욕 타임스 등 다수 매체에 칼럼 기고 △’한반도 수수께끼와 미국의 불안한 남북한 관계’ 등 저서 12권, 한반도 이슈 등에 관한 950편의 논문 발표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