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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 대명사 IBM, 양자컴퓨팅 시대 장악할까…아이온Q는 헤징 수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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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 대명사 IBM, 양자컴퓨팅 시대 장악할까…아이온Q는 헤징 수단으로

IBM이 탄탄한 재정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시대를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IBM이 탄탄한 재정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시대를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


IBM이 양자컴퓨팅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컴퓨터 상용화와 슈퍼컴퓨터 대중화를 이끈 IBM이 과거의 영광만 ‘화석’으로 남은 기술 업체가 아니라 양자컴퓨팅으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젊은 기술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초전도회로 방식, 이온포획 방식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 양자컴퓨팅 큐비트 기술 발전이 어느 쪽으로 전개될지 모르는 터라 IBM 주식을 매수할 때에는 아이온Q를 함께 매수하면 위험 분산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전도회로 방식 선두주자


IBM은 큐비트 기술의 양대 흐름인 초전도회로와 이온포획 방식 가운데 초전도회로 방식 선두 주자다.

알파벳 구글, 리게티, 디웨이브 등 대부분 양자컴퓨팅 업체들이 초전도회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아이온Q, 또 허니웰에서 분사한 퀀티넘 등 일부 업체들만 이온포획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초전도회로 방식은 확장성, 집적화가 쉬워 대규모 큐비트 구현에 유리하다. 대신 오류(노이즈)가 많다. 큐비트의 양자 상태가 열이나 전자기장 등 주변 환경에 극도로 민감해 계산 과정에서 오류가 잘 일어난다. 아울러 양자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인 이른바 코히어런스(coherence) 시간이 짧다.

이온포획 방식은 큐비트의 품질이 좋아 정확도가 매우 높다. 초전도회로 방식의 단점인 노이즈가 적다는 뜻이다.

또 모든 큐비트 간 연결성도 좋다. 그러나 큐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확장과 조작이 복잡하고 느려지는 단점이 있다.

양자컴퓨팅 큐비트 기술 경쟁에서 어느 진영이 최종 승리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IBM이 속한 초전도회로 방식은 노이즈를 잡고, 코히어런스 시간만 늘릴 수 있다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노이즈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이즈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이른바 오류 허용(Fault Tolerance) 기술 발전으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반면 아이온Q로 대표되는 이온포획 진영은 큐비트 확장 난관만 돌파하면 날개를 단다.

이런 차이점을 감안할 때 IBM 투자의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최적의 헤징 수단은 아이온Q라고 할 수 있다.

IBM은 이 논리회로 방식을 주도하는 곳이다.

이미 3000개 이상 기관에 양자컴퓨팅 시스템 85개를 배포했고, 이 가운데 큐비트가 100개 이상인 시스템도 25개에 이른다.

2의 100제곱 경우의 수 연산


양자큐비트가 100개 이상이라는 뜻은 최소 2의 100제곱 경우 이상의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통 컴퓨팅에서는 비트가 0과 1, 단 두 개의 정보만 저장하지만 양자컴퓨팅의 큐비트는 양자역학의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에 기반해 2의 N제곱 만큼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큐비트가 100개가 되면 2의 100제곱 규모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2의 100제곱은 10의 30제곱 규모의 엄청난 수다.

IBM은 나아가 2029년까지 오류 허용 슈퍼컴퓨터인 ‘IBM 양자 스털링’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200개의 논리적 큐비트를 활용해 1억번의 양자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지금보다 2만배 처리 능력이다.

논리적 큐비트는 물리적 큐비트를 여러 개 묶어 자체적으로 오류를 감지하고 수정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오류 허용 컴퓨터를 만드는 핵심이다.

오류, 노이즈가 나와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오류 허용 컴퓨터를 만들려면 논리적 큐비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수많은 물리적 큐비트로 구성된 양자컴퓨터가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시장 규모와 IBM의 강점


양자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밝다.

컨설팅 업체들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배런스에 따르면 매킨지는 2040년까지 양자컴퓨팅 관련 매출이 450억~131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은 더 낙관적이다. 2040년까지 시장 규모가 900억~1700억 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에릭 우드링은 IBM이 이 시장의 약 20%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BM은 양자컴퓨팅에만 올인하고 있는 아이온Q, 리게티, 디웨이브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강점도 있다.

대기업인 데다 클라우드, 정보기술(IT) 컨설팅 등 양자컴퓨팅이 실패하더라도 돈 나올 구석이 많다.

재정적으로 위험한 양자컴퓨팅 스타트업들과 달리 매우 안정적이고, 연구개발(R&D)에 투입할 자금도 넉넉하다.

IBM은 지난 8일에는 데이트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 컨플루언트를 110억 달러에 인수해 인공지능(AI) 포트폴리오도 확장했다.

특히 IBM은 애플이나 엔비디아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아우르는 독자 생태계 구축을 통해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IBM의 양자 소프트웨어 플랫폼 키스키트(Qiskit)는 1300만건 이상 내려받기 된 양자컴퓨팅 소프트웨어의 표준이다.

디웨이브


한편 IBM과 구글, 아이온Q, 리게티 등이 양자컴퓨팅 업계의 범용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것과 달리 디웨이브는 최적화 문제에 특화된 양자컴퓨팅인 이른바 양자 어닐링(Quantum Annealing) 방식을 택하고 있다.

담금질이라는 뜻의 어닐링은 금속을 가열한 뒤 서서히 식혀서 가장 안정적이고 변형이 없는, 최저 에너지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다. 양자 어닐링은 이 방식을 활용한다.

가장 짧은 배송 경로를 찾거나 포트폴리오 위험을 최소화하는 최적화 문제를 에너지 지형(배열) 형태로 수학적으로 변화해 에너지가 가장 낮은 지점을 찾는다.

IBM 등의 범용 양자컴퓨팅은 만능 계산기나 스마트폰이라면 디웨이브의 양자 어닐링은 복잡한 퍼즐을 자동으로 푸는 기계처럼 특정 문제에 특화된 전용 기계로 볼 수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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