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中 대립·우크라 침공으로 세계화 균열…대안 모색 움직임

공유
0

[초점] 美中 대립·우크라 침공으로 세계화 균열…대안 모색 움직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해 그동안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여겨져온 세계화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해 그동안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여겨져온 세계화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세계무역기구(WTO)를 비롯한 유수의 글로벌 자유무역기관이나 이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세계화가 그간 인류가 개발한 가장 효율적인 생산-공급-소비, 이주, 데이터 이동 등에 있어서 일련의 흐름을 연결하는 데 있어 여전히 가장 효율적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비록 최근 미중 패권경쟁, 코로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악재를 겪으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대혼란을 보이고 취약점이 들어나고 있지만 이는 보강을 통해 개선을 해나갈 부분이라고 말한다.
세계화 과정에 구축된 글로벌 공급망은 공산권이 몰락한 90년대 이후 지금껏 미국 등 자유주의 동맹 주도 아래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한 중국을 이 체제에 편입해 비교우위를 통한 강점을 활용해 인류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성장과 번영을 가져왔음을 강조한다.

사실 세계화 과정을 통해 전 세계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혁신과 비용 절감, 분업을 통해 자원 개발, 생산, 제작, 공급, 소비에 이르기까지 가장 효율적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노동력 조달이 원활한 곳, 육상과 해상 그리고 항공 물류 및 운송 시스템 활용이 투자 비용 대비 수익을 가장 많이 낼 수 있는 곳에 수많은 공장을 건설하고 전 세계 소비시장에 실시간으로 서비스와 용역, 제품을 공급해왔다.

그러나 세계화 과정에서 수혜를 누리며 힘을 키워온 중국이 전 세계 제조산업의 약 30%를 차지한 성과를 기반으로 2030년 경에는 미국을 제치고 GDP 규모 면에서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중국식 세계질서 구축 움직임을 본격화하자 미국의 본격 견제로 미중 패권전쟁이 발생하면서 세계화 흐름에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비교우위에 따른 분업의 시스템이 생산을 맡은 쪽에서 안보를 이유로 생산 흐름을 고의로 차단하거나 조절할 경우 소비하는 쪽에서 경제에 큰 부담을 갖게 되는 취약점이 드러났다.

이는 경제안보 개념이 유행하게 되는 배경으로 작용하였고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경색은 이를 주요 국가전략으로 수용되도록 했다.
천연자원 부국들이 해외자본을 유치해 단순히 자원 개발을 통해 수출하는 과정에서 인허가를 바탕으로 세금이나 관세 수입을 받던 저부가 산업에서 탈피해 자원을 채굴하고 생산, 가공까지 해서 수출을 하는 고부가 가치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원을 무기화하는 흐름이 퍼져나간 점도 경제안보 전략 확산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에너지 강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제재를 받자 에너지 가격의 폭등이 발생했다. 규범의 질서를 파괴하려는 러시아를 제재하는 움직임은 자유주의 동맹이 그간 구축한 세계화 틀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조치로 여겨졌다. 이는 러시아를 지지하는 중국의 태도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졌고 중국과 러시아를 축으로 하는 경제를 자유주의 동맹이 구축한 세계화 질서에서 배제하는 문제까지 생각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이런 연쇄적 현상 속에서 여태까지 눈여겨 보지 않았던 부정확한 수요예측,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데이터와 시장상황을 적시에 반영하지 못하는 생산, 공급, 물류, 운송 시스템의 취약점이 한꺼번에 드러나자 정치인과 일부 기업인을 중심으로 세계화에 대한 의문과 대안 모색이 시작되었다.

글로벌 해운회사 MSC그룹의 찰스 다로 부사장은 글로벌 공급망의 차질은 다소 영구적 현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면서 수많은 경우의 수가 실시간 작동하는 세계화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제분업은 서로에 대한 믿음에서 가능하다. 상대를 믿지 못하고 속이면 이 체제는 제대로 가동할 수가 없다. 맥킨지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주요국가의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이 보여준 일련의 취약점 개선과 탈탄소화, 주요 인프라 개선을 위해 2027년까지 130조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만약 글로벌 전반에 걸친 체계적이고 종합적이며 과학적 진단과 적합한 대안을 찾지 않는다면 이러한 천문학적 투자는 부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글로벌 공급망 전문가들은 공급망의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탈세계화가 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제한된 자원을 가진 세계가 불필요한 자원을 낭비하는 것은 인류의 공멸로 이어지는 죄악이라는 시각이다.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의 세계화 모순과 취약점을 보강해 나가는 것이 인류가 모두 더 잘 살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다.

한꺼번에 모든 공급망을 개선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각 산업별로, 기업별로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는 작업을 전개하는 과정 속에서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 대안이 자리를 잡아가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현 시점에서 최고의 대안은 상호 신뢰 회복, 디지털화, 로봇화, 공급망 인프라 보강, 물류 및 운송 서비스 자유화라고 말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