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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적대적 인수' 격랑 휩싸인 트위터…머스크가 남긴 3가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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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적대적 인수' 격랑 휩싸인 트위터…머스크가 남긴 3가지 의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때문에 적대적 인수 격랑에 휩싸인 트위터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 사진=WSJ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때문에 적대적 인수 격랑에 휩싸인 트위터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 사진=WSJ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글로벌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430억달러(약 52조9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혁신의 아이콘’이자 세계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배경으로 세계 최고의 부호로 부상하는 한편으로 트위터를 기반으로 세계 최강의 영향력을 행사해온 1인 미디어가 트위터를 아예 사들여 개인 기업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기 때문이다.

트위터를 인수하려는 머스크의 속내는 알 어렵지만 그의 선언이 일으키고 있는 파장은 크다. 차차 그의 의도가 윤곽을 드러내겠지만 벌써부터 수많은 관측과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외신이 전한 소식을 종합하면 현재로서 제기되는 주요한 의문은 △트위터 이사회가 그의 제안을 수용할 것인지 △세계 최고 부자라지만 과연 머스크가 인수 자금을 확보하는게 가능한지 △인수하려는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등으로 압축된다.

◇트위터, 머스크 제안 수용할까


일론 머스크(오른쪽)가 15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행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TED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오른쪽)가 15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행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TED


일론 머스크가 15일(현지시간) 트윗에 자신의 인수 제안은 트위터 이사회가 아니라 트위터 주주들이 검토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로 게시한 설문조사. 사진=트위터

트위터가 이사회가 머스크의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오히려 적대적 인수에 대항해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야후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의 제안이 13일(이하 현지시간) 늦은 시간에 알려진 뒤 바로 다음달부터 긴급회의를 열어 제안을 수용할 것인지를 비롯해 총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 입에서 현재까지 트위터 경영진의 공식 입장은 “머스크의 인수 제안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는 것. 아그라왈은 “철저한 검토 과정이 있을 것”이만 했을뿐 언제쯤 경영진이 입장이 나올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위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위터 이사진이 14일 오후 소집된 긴급회의에서 이른바 ‘포이즌 필(poison pill)' 전략으로 머스크의 인수 시도를 저지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독약 조항 또는 주주권리계획으로도 불리는 포이즌 필 전략은 적대적 인수를 시도하는 기업이나 사람이 특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을 가동하는 공격적인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주식 발행 기업의 보통주 1주에 대해 헐값에 한개 또는 다수의 주식을 매입하거나 또는 다수의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권리 또는 회사에 비싼 값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를 하나씩 부여하는 방식이 통상적이다.

예를 들어 적대적 인수자를 제외한 주주들에게 추가로 주식을 할인 발행해 매각하는 방식의 경우 주주들에게 즉각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대신 적대적 인수자가 이미 매입한 주식의 지분을 희석시키기 때문에 적대적 인수 방어에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새로 발행된 주식이 기존 주주의 지분도 희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머스크도 현 트위터 경영진이 동원할 수 있는 이같은 맞불 전략을 의식한 듯 이날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테드(TED) 강연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그의 트위터 인수 제안을 트위터 경영진이 수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받고 “내가 트위터를 인수하는데 성공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다만 “복안이 있다”고 덧붙여 궁금증을 자아냈으나 그 복안이 무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복안까지 언급한 것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의지가 그만큼 확고함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대신 머스크는 복안에 대한 언급은 삼가한채 트윗에 설문조사를 올리면서 이 문제는 트위터가 이사회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트위터 주주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머스크, 인수 자금 확보 가능한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제안을 전후로 트위터 주요 주주들 사이에서 반발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했다.

WSJ에 따르면 바로 최근 9.1%의 지분을 확보해 트위터 최대 주주로 부상한 머스크를 제치고 트위터 2대 주주였던 미국의 뮤추얼펀드사 뱅가드그룹이 트위터 주식을 추가 매입해 10.3%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WSJ는 “뱅가드의 이같은 행보는 머스크의 인수 시도를 저지하려는 취지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다른 트위터 주요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도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제안에 대해 “머스크의 인수 가격은 트위터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트위터의 본질적 가치에 근접하다고 않는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WSJ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현실화될지는 머스크가 자신이 제시한 인수 금액을 조달할 수 있는지에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밴쿠버에서 열린 TED 행사에서 “(인수에 필요한) 자산은 충분히 확보해놓은 상태”라고 밝혔으나 WSJ에 따르면 확실하지는 않아 보인다.

머스크의 순자산은 무려 2500억달러(약 307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돼 트위터를 몇 개라도 사들일 수 있는 것처럼 겉으로는 보이지만 그 대부분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식이기 때문이다. 주식을 처분하기 전까지는 항상 현금이 거의 없는 신세라는 것.

게다가 함부로 주식을 팔기도 어려운 이유는 정부에 내야 하는 세금 문제와 경영 지분이 축소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저리에 은행에서 대출하는 대안이 있고 실제로 머스크는 이 방법을 많이 써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대출에도 제한이 있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가 소유 주식을 담보로 일으킬 수 있는 대출금은 보유 주식 전체 가치의 최대 25%까지. 트위터에 제시한 인수 가격 430억달러를 맞추려면 이미 9% 이상의 트위터 지분을 확보했으므로 추가로 390달러(약 43조원)의 자금을 은행에서 빌려야 할 것으로 WSJ는 추산했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머스크가 아직 상환하지 않은 9000만달러(약 1108억원)에 달하는 은행 대출이 남아 있어 개인신용도 측면에서 거액을 추가로 대출 받는데 문제가 없을지의 문제가 있는데다 리스크를 따져야 하는 금융기관에서 현재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 필요한 자금을 선뜻 대출해줄지도 불확실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하려는 이유


머스크가 트위터를 굳이 인수하려는 속내가 무엇인지도 뜨거운 논란이다.

머스크의 인수 시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인수 시도가 성공으로 귀결되더라도 이와 관련한 논란은 트위터 안팎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머스크는 현재의 트위터가 그가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고 있는 점을 인수에 나선 이유로 공식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빚은 게시물, 특히 극우세력의 가짜뉴스에 대해 트위터가 규제를 가한 것에도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비판적인 입장이다.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포용적인 소통의 장을 만드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며 트위터를 소통의 광장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표현의 자유를 누구보다 중시하는 기업인이라지만 현재 상장기업인 트위터를 머스크라는 개인이 소유하는 기업으로 바꾸는 것이 과연 트위터 입장에서는 발전인지 퇴보인지를 놓고도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야후뉴스가 15일 긴급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트위터 사용자들의 동향을 살피는데 도움이 될만하다. 야후뉴스의 조사에서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는데 성공할 경우 트위터를 계속 이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84%는 그렇다고 답했고 떠나겠다는 응답은 14%로 나타났다.

트위터 사용자의 압도적 다수는 트위터가 머스크의 개인 회사가 되더라도 개의치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위터 직원들 사이에서 트위터가 머스크 회사로 바뀌는 문제를 두고 큰 동요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머스크가 테슬라 등을 이끌면서 그동안 보여준 좌충우돌식의 저돌적인 경영 방식을 트위터에도 그대로 적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깔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개인 회사로 장악하게 될 경우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그의 경향으로 볼 때 오는 2024년 열리는 차기 대통령선거에 다시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