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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버핏·멍거 '비트코인 무용론'에 가상화폐 지지자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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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버핏·멍거 '비트코인 무용론'에 가상화폐 지지자들 반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왼쪽)과 찰리 멍거 부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왼쪽)과 찰리 멍거 부회장. 사진=로이터

비트코인 열풍에 대해 ‘투자의 전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최근 한 목소리로 ‘비트코인 무용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선 것을 두고 후폭풍이 일고 있다.

버핏 회장은 “비트코인은 아무 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쓸모없는 자산”이라면서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에 준다 해도 관심이 없다”고 깎아내렸고 멍거 부회장은 “어리석지 않게, 사악하지 않게, 남들에게 멍청하단 소리를 듣지 않도록 지금껏 살아왔는데 비트코인은 이 세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둘 다 고령인 버핏 회장과 멍거 부회장이 매우 날 선 발언을 쏟아낸 것에 대해 비트코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구닥다리 투자자들이 이러쿵저러쿵하고 있다며 역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칫 구세대 투자자들과 신세대 투자자들 사이의 대립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가상화폐 지지자들·전문가들 “버핏 이야기 믿을 것 못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트위터/CNBC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트위터/CNBC


2일(이하 현지시간)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버핏 회장과 멍거 부회장에 반발하는 가상화폐 지지자들과 전문가들 중에서도 이른바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알려져 있고 에어비앤비, 스포티파이 등 유명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해 억만장자가 된 피터 틸의 비난 목소리가 눈길을 끌었다.

가상화폐 예찬론자인 틸은 “버핏 회장은 디지털자산의 공적”이라면서 “장로세력을 주축으로 한 자산가들이 비트코인의 확산을 저지하려는 음모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블록체인 전문업체 인젝티브랩스의 에릭 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도 “그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측면도 없지 않다”면서도 “투자에 관해서라면 그들은 전통적인 방법을 써온 사람들일뿐 첨단기술에 기반한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암호화폐 기반 헤지펀드 프로체인캐피털의 데이비드 타윌 창업자 겸 CEO는 버핏 회장이 이 문제를 기술주 자체에 대한 투자를 기피해온 점과 투자 판단이 지나치게 느린 점을 지적했다.

타윌 CEO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애플에 투자하기로 결정하기로 결정하는데는 무려 수십년이 걸렸다”면서 “뭔가를 판단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긴데다 비트코인 같은 첨단기술에 기반한 디지털 자산에 대한 거부감까지 더해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이플파이낸스의 퀸 톰슨 CEO는 “비트코인과 가상화폐에 대한 버핏의 발언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미국 프로농구의 전설로 통하는 샤킬 오닐에게 프로 농구 선수가 되는 법을 알려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황당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크레이머 “시대 뒤떨어진 생각”


짐 크레이머가 2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버핏 회장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사진=CNBC이미지 확대보기
짐 크레이머가 2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버핏 회장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사진=CNBC


펀드매니저 출신의 경제평론가이자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의 '매드머니' 진행자로 유명한 짐 크레이머도 버핏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크레이머는 이날 CNBC에 출연한 자리에서 “한마디로 가상화폐에 대한 버핏의 생각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이라면서 “버핏은 아무데도 쓸데가 없는 자산이라고 하지만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아무 이유 없이 돈을 들여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가상화폐를 적극 지지하는 ‘혁신의 아이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이 문제에 가세했다. 그는 벤처캐피털 투자가 마크 앤드리센이 버핏 회장이 지난달 30일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과 관련해 발언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자 댓글을 달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비트코인 얘기를 너무 많이 한다”고 조롱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