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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리커창 대립에 중국 경제정책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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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리커창 대립에 중국 경제정책 '마비'

중국의 리커창(李克强) 총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리커창(李克强) 총리. 사진=로이터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서로 모순되는 경제정책을 주장하면서 중국의 행정부가 마비되었다고 외신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25일 중국의 2인자 리커창 총리는 전국의 수천 명 간부들과 화상 통화를 하면서 "중국이 2년(2020년) 전보타 더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통제와 경제 성장의 균형을 더 잘 맞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2분기 경기 침체를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가 일정한 속도로 계속 확장하지 못한다면 막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경제를 활성화 하는 방안에 대해 연설했다.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이는 기존에 시진핑이 강조했던 제로 코로나에 대한 '인민 전쟁'과는 분명히 다른 노선이다.

리커창 총리가 25일 연설했을 때 많은 공산당 고위 관리는 코로나 통제에 집중해야 된다는 이유로 회의에 불참했다. 이런 현상은 관리들이 여전히 코로나 통제를 경제 성장보다 중요시 여긴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시진핑의 코로나 통제를 리커창의 경제 성장보다 우선시 한다는 뜻이다.

트레이 맥아버(Trey McArver) 중국 연구원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최근 정부의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거나 정책의 전환을 제안하지는 않았지만 지방 정부들이 현재 통과된 경기 부양 조치를 시행하는 속도가 느린데 대해 '명백한 분노'를 보였다고 한다.

맥아버는 리커창 총리에 대해 "가장 경제에 피해를 입히는 정책(제로 코로나)을 조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 경제를 구해야하는 불가능한 임무를 맡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올해 말에 국가 주석을 뽑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열린다.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에서 3연임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국 내에서 강한 분노와 많은 어려움을 유발하면서 시진핑이 3연임을 달성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그리고 리커창 총리는 만약 시진핑이 3연임을 실패하게 되면 국가 주석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이러한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최근 중국의 지방 관리들은 정책을 실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로 코로나와 경제 활성화는 현실적으로 동시에 추구하기 거의 불가능하다. 중국 최고 지도부 두 명이 각자 다른 목표를 추구하는 것을 드러내면서 관리들이 누구를 따라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행정이 마비되고 있다.

리커창의 연설을 들은 관리들은 리커창이 말한 경제 성장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고 답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