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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총수의 '위태한' 행보…이번엔 '중-대만 중재안'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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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총수의 '위태한' 행보…이번엔 '중-대만 중재안' 역풍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파이낸셜타임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파이낸셜타임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거침 없는 광폭 행보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가 맞서면서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나름의 출구전략을 기업인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제시했으나 거센 역풍에 직면한 지 며칠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중국과 대만의 갈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해법을 제시하기 무섭게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안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대만과 중국 모두로부터 싸늘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국과 대만간 양안 관계에 대해 전략적으로 모호한 입장을 유지해왔던 미국 정부도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머스크 “대만을 홍콩처럼 특별행정구로” 제안


8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전날 발간된 영국의 글로벌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 기사에서 중국의 군사도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양안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만을 홍콩과 비슷한 형태로 자치권을 가진 특별행정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머스크는 인터뷰에서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유지되고 있는 홍콩처럼 대만을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아마도 양측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합리적으로 괜찮은 방안이라고 생각해 제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에 대해서는 홍콩에 비해 폭넓은 자치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특별행정구로 지정하는 방안에 양측이 합의하는 것이 아마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며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현실에서 대만의 독립을 인정해 양안간 갈등을 지속하게 하는 것보다는 대만을 중국 영토로 인정하되 대만에 일정한 자치권을, 홍콩보다 높은 수준에서 부여한다면 양안간 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셈이다.

홍콩은 당초 지난 1842년 8월 29일 영국 식민지가 됐으나 양국이 ‘일국양제’ 시행에 합의한 뒤 지난 1997년 7월 1일부로 중국의 특별행정부로 편입되는 특별한 방식으로 자치권을 행사해왔으나 중국 정부가 홍콩의 민주화 시위 사태를 겪은 뒤 중국 정부에 대한 일체의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제정한 ‘홍콩 보안법’을 지난 6월부터 시행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사회의 강한 비판에 직면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홍콩 보안법의 시행에 반발해 홍콩에 부여해왔던 특별지위를 박탈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대만 대륙위 “비즈니스 관점에서 볼 문제 아냐” 일축


치우추이정 대만 대륙위원회 차관. 사진=대륙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치우추이정 대만 대륙위원회 차관. 사진=대륙위원회


당사자인 대만에서는 강한 반발이 즉시 나왔다.

호주 일간 파이낸셜리뷰에 따르면 치우추이정 대만 대륙위원회 차관은 머스크의 제안이 나온 뒤 밝힌 입장에서 “대만 같은 민주주의 국가를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지정하자는 발언은 투자자의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대만이 아시아 지역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IT 산업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하고 있는 것은 상업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만 대륙위원회는 대만 행정부를 일컫는 행정원 소속의 대중국 업무 전담 부처이자 대중 문제에 관한 최고 정책결정기구다.

중국 대륙에 관한 업무 전반을 담당하는 중화민국 행정원의 소속기관이다. 주로 대중국 대륙 정책의 연구, 중국 대륙 관련 정보의 수집과 분석, 타이완 해협 양안 사이의 교류와 협력에 관한 법률의 처리, 홍콩 및 마카오 관련된 업무 처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치우 차관은 이어 “대만은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IT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있고 특히 테슬라와 오랜 기간 사업 관계를 맺어온 나라”라면서 “머스크를 비롯한 글로벌 재계 지도자들이 대만을 방문해 대만의 민주주의와 혁신이 얼마나 앞서 있는지를 직접 보기를 권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집권 민진당의 차오티엔린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머스크가 이같은 입장을 철회하지 않으면 테슬라와 관계를 접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머스크씨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테슬라와 대만 사이에 지속되고 있는 사업 관계를 무기한 중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 “양안 문제는 내부 문제” 일축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중국 외교부이미지 확대보기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중국 외교부


중국 측도 머스크의 제안을 일축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중국 관영 외국어 방송인 CGTN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날 발표한 입장에서 대만에 관한 문제는 중국의 내부 문제라면서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말 것을 머스크에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진행한 정례브리핑에서 대만을 홍콩식의 특별행정구로 지정하자는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 질문을 받고 “대만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늘 일관돼왔고 확고하다”면서 “우리는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 아래 평화적으로 통일을 실현하겠다는 기본 정책으로 일관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 측이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시도할 경우, 외부 세력이 우리의 문제에 개입할 경우 우리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