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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무선 주파수(RFID), 공급망·재고 관리에 '특효' …폐기물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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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무선 주파수(RFID), 공급망·재고 관리에 '특효' …폐기물 크게 줄었다

화장품의 연간 폐기율은 10.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기술과 결합된 공급망의 추적으로 이같은 자원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화장품의 연간 폐기율은 10.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기술과 결합된 공급망의 추적으로 이같은 자원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무선 주파수(RFID)란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의 이니셜로, 개별로 사물을 식별할 수 있는 무선 통신 기술이다. 전용 리더로 개별 상품 정보를 한 번에 대량으로 스캔할 수 있어 재고 관리 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다.

디지털혁명과 코로나 확산 이후 많은 기업들이 무선 주파수로 사물을 식별할 수 있는 ‘RFID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소재 글로벌 재료과학기업 에이브리 데니슨 스머트랙(AVERY DENNISON SMARTRAC)도 이런 기능을 활용하는 기업이다.

이 기업은 산업, 의료 및 소매 응용 분야에서 다양한 라벨링 및 기능성 소재의 설계 및 제조를 전문한다. 50개국 이상에서 약 3만6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2021년 매출은 84억 달러였다.
공신력을 가진 이 기업은 최근 ‘잃어버린 1000억 달러 공급망의 낭비가 초래한 실제 비용’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화장품·음식·의류·자동차·헬스케어 업계의 300개 이상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문제를 조사했다.

보고서에는 “적절한 재고 관리가 이익률 개선뿐 아니라 지속가능성에서도 급선무”라고 전 세계 선진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평균 8%, 약 1630억 달러에 해당하는 재고가 폐기되고 있다. 특히 화장품의 재고 손실액이 가장 많은데 연간 폐기율은 10.2%다. 폐기 원인은 과잉생산(6.2%)과 파손·유통기간 제한 위반(4.0%) 때문이다. 이는 의류의 3.9%나 식품의 2.9%와 비교할 때 높다.

조사 결과, 기업들은 재고를 늘려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고 있었다. 이것이 공급망에서 낭비의 원인이 되는 주요인이었다. 따라서, 공급망 전반을 파악해서 재고를 적절히 조정하면 폐기와 불필요한 재고를 막을 수 있다.

보고서는 해결책이 IoT 솔루션 활용이라고 말한다. 제품 흐름 전반을 들여다보는 추적성을 가시화하는 IoT 기술을 도입하면 재고를 확실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선진기업들은 IoT 솔루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브라질의 화장품 대기업 그루포 보티카리오(GRUPO BOTICARIO)는 RFID를 활용해 재고 해결에 도전 중이다. 6개월간 실증 테스트 결과, RFID에 의해 재고 폐기를 최대 97% 줄였다. 주목할 점은 재고의 관리뿐만 아니라 작업 효율화도 기대 이상이었다. 노동력이 14% 줄어 수익도 크게 증가했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현재 하나의 브랜드로 RFID 도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의 디지털 전환 및 공급체인 수석 매니저인 에드아르도 카와노(Eduardo Kawano)씨는 “화장품 업계의 중요 과제가 선반 위 제품의 유통 만료”라며 “기한이 가까운 것부터 먼저 진열하는 방식을 통해 폐기물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지속가능성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보고서는 7500명 이상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폐기물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말한다. 소비 행동과 지속가능성 의식과의 연계성을 조사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소비자들은 코로나를 거치면서 제품 가격이나 디자인뿐 아니라 상품 생산 배경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폐기물이 기업의 비용 손실뿐만 아니라 소비자 신뢰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말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폐기물이 쌓일 경우 지구 환경에 치명적인 점을 경고한다. 폐기물을 많이 배출하는 기업의 제품은 불매의 대상이 된다.

유럽위원회는 ‘순환형 경제 행동 계획(Circular Economy Action Plan)’에 근거해, 소비자가 쇼핑할 때 충분한 정보를 얻으면 환경을 고려한 선택을 할 수 있다면서 현행 법령의 보완을 검토 중이다.

디지털혁명 가속화로 RFID나 QR 등을 활용해 원재료의 조달로부터 생산, 소비 또는 리사이클까지 추적할 수 있다. 이러한 솔루션을 활용하면 상품의 라이프 사이클을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어 불필요한 재고와 폐기도 막을 수 있고 지구 환경의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