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월가 "연준, 하반기 금리인하 나설 것"

공유
1

월가 "연준, 하반기 금리인하 나설 것"

"인플레 정점 지난데다 경기침체 방어 위해 필요"

미국 뉴욕 증권 거래소.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증권 거래소. 사진=로이터
미국 월가 핵심 은행들 중 70%가 미국이 올해 경기침체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뒤 올해 3, 4분기부터 금리인하로 통화정책을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가 '프라이머리 딜러(primary dealer)' 23곳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6곳(69.5%)이 올해 하반기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프라이머리 딜러는 미국 국채를 연준과 뉴욕연방은행 등과 직접 거래할 권한을 가진 금융회사로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지난해 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뒤 지난해 12월 마지막으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속도 조절에 나섰다.

월가는 연준이 올해 2월 1일 열릴 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3월 회의에서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이후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0일 오전 3시 기준 기준금리 선물시장의 투자자들은 2월 1일 0.25%포인트 인상 확률을 98.4%로 보고 있다.

이러한 예측이 나오는 이유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 중 하나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등 물가가 하락하고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지표가 계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5.0%, 전월보다 0.1% 각각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11월 PCE 가격지수 5.5%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로 최근 15개월 만에 최소폭 상승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물가 하락과 함께 소비도 감소하고 있다. 상무부에 따르면 12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보다 0.3% 감소했다고 나타났으며 특히 상품 소비지출은 0.9% 급감했다. 또한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5%로 하락한 데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6.2%로 급락했다. 이는 11월 상승폭(7.3%)에서 1%포인트 이상 낮아진 것이고, 최근 9개월 사이 최저 수준이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감소 신호로 인해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곧 멈출 것에 베팅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권위자인 '신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더블라인캐피털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프리 건들락은 "금리와 관련해 투자자들은 연준보다 채권시장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장기채 금리는 장기적인 추세를 보면 명백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 관계자들은 미국의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릴 계획이며 올해 안에 다시 금리를 내리는 '피벗'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페드워처인 브린캐피털의 존 라이딩과 콘라드 드콰드로스는 PCE 가격지수를 봤을 때 연준의 통화정책이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며 "통화정책을 섣불리 완화했던 1970년대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파월 의장이 재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가는 더 이상 연준의 메시지를 믿지 않는다. 연준과 파월 의장은 갑작스러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앞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상당히 잃어버렸다.

연준의 지속적인 경고에도 시장이 피벗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난 만큼 연준이 긴축을 계속하며 경기를 침체로 몰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둘째, 연준발 경기 침체 시나리오다. 실제로 과반수 이상의 미국 은행들이 올해 미국의 경기 침체를 예상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투자자들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라도 하반기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믿고 있다.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발언은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한 계산된 행보라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의 금리 인하에 대한 희망과 연준 정책 간의 충돌은 2023년 금융시장의 가장 큰 의문점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물가의 방향성이 명확히 아래를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파월 의장이 2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중단을 위한 조건이나 힌트에 대한 언급을 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