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대만, '정찰 풍선' 美·中 갈등 예의주시

공유
0

[초점] 대만, '정찰 풍선' 美·中 갈등 예의주시

지난 2년간 중국 정찰 비행선 2척 발견…경계심 확대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 사진=AP/뉴시스
미국은 중국이 자국 내에서 정찰 풍선을 운용한 것에 대해 강력하게 중국에 항의했다. 미국은 자국 영공에 감시 기구를 배치했다고 주장하고 중국과의 경색된 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이와 관련 대만해협 갈등의 당사자인 대만에서는 유사한 풍선이 있었음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있으며, 정찰용 혹은 기상관측용 등을 두고 논란이 제기되는 등 민감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만은 최근 북한의 무인기가 한국 영토 안으로 침투한 것과 연계해 중국도 향후 얼마든지 대만 상공에서 정찰 목적 풍선이나 무인기를 날릴 수 있다고 보고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정찰 풍선 사건의 개요

2023년 2월 3일 미국 몬태나주 상공에서 중국제 정찰용 무인 풍선이 발견되었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도 이 무인 풍선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방중 계획을 잠정 중단하고 연기하였고 미국 정부는 중국에 국제법 위반을 강력하게 항의했다.

중국 측은 해당 풍선이 민간 기상관측용 풍선이라고 주장하면서 자국이 통제에 실패해 미국까지 날아갔다고 해명하며 유감을 표했다.

한편, 정찰 풍선이 캐나다 영공도 침범한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캐나다 정부도 오타와 주재 중국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펜타곤에 의하면 또 다른 풍선이 라틴 아메리카 상공을 통과 중이다.

성층권에서 비행중이기 때문에 펜타곤은 시민들에게 사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정찰 풍선은 대형버스 3대 크기라고 한다.

미국 전문가들은 기상관측용이라기엔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통제 불능이 발생했다면 이를 미리 공개했어야 했다. 중국은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으나 대부분의 미국 전문가들은 풍선의 궤적으로 볼 때 통제력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3년 2월 5일 미국 정부는 정찰 풍선을 격추했으며 잔해를 수거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유사한 정찰 풍선 사건은 2020년 6월 일본 미나기현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대만 쪽의 분석과 반응

루예충(盧業中) 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장은 “이번 사건이 미국과 중국 정부 사이의 심각한 신뢰 부족을 드러냈고 양국 사이의 이미 치열한 경쟁을 더욱 연장하게 하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미국이 “상업용 항공기보다 훨씬 높은 고도에서 며칠 동안 미국의 본토 상공에 떠 있었다”며 추적 사실을 공개했고 추적 끝에 정찰용도라고 규정한 것에 주목한다.

특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의 행위를 “미국의 주권과 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난하고 시진핑 주석과 만날 예정이었던 2월 5~6일 베이징 방문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사실 이번 방문에서는 양국 사이의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었는 데 그 계기를 중국이 먼저 깨뜨린 것이 된다.

중국 외교부는 화들짝 놀라 “풍선이 주로 기상 연구에 사용되는 중국 민간 비행선이며 강풍을 포함해 중국이 통제할 수 없었다”라며 “불가항력”임을 들어 유감을 표하면서 “계획된 경로에서 멀리 벗어났다”라고 반박하지만 중국의 과거 행태로 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만은 미국이 사건에 엄중히 대응하지 않았다면 중국이 더 공격적 행동을 시도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계획된 여행을 연기하기로 한 블링컨의 결정을 묵시적으로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대만은 중국이 감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고급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며, 정찰 풍선 사용에 대한 “미국의 대응력과 반응을 측정”하려고 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만약 중국이 워싱턴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유지하기를 원했다면 블링컨이 방문하기 전에 사건을 예방하려고 이를 공개하고 양해를 구하는 노력했을 것이지만 그런 행위는 없었다.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기본 원칙은 사고를 피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미중 상호간에 신뢰 회복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며, 대만 해협을 둘러싼 갈등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 연말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사이의 갈등 관리를 위한 고위급 회담이 결정되었으나 미국 국무장관의 베이징 여행이 준비 회담 과정에 몇 가지 주요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로 계속 늦어진 것을 감안할 때 당분간 양국간 회담이 실현되기는 어렵고 3월 중국의 양회 이후에나 가능할 수도 있다.

대만 외교부는 이 문제에 대해 자국도 언제든지 정찰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에 “다른 나라에 대한 침략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만은 최근 몇 년 동안 자국 영공에서 중국 풍선을 보았지만 그 목적이 정찰인지 아니면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한 규명을 하지는 않았다.

대만 기상학자 청밍딘(鄭明典)은 4일(현지 시간) “중앙기상국(CWB)이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중국 정찰 비행선 2척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2021년 9월 타이베아 상공과 2022년 3월에 나타났지만 당시에는 풍선의 목적과 기원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했다.

미국 기상청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기상관측용 기구는 최대 30.5km까지 상공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반면 정탐이나 군사 목적의 고고도 기구는 보통 24.4~36.6km에서 작동한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2022년 2월 다수의 중국산 풍선이 대만 북부 상공을 고도 2.7~3km 상공을 떠돌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기상 연구용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제 전 세계가 중국의 무인 정찰 풍선 등 민간을 위장한 군사 목적의 감시 행위에 대한 경계심을 높여나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만, 중국의 사이버 공격도 폭로

중국의 무인 정찰 풍선이 이슈화되는 시기에 대만 안보당국은 최근 차이잉원 총통과 쑤청창 전 총리의 페이스북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최근 안보 당국은 차이잉원과 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대만 정부에 대량의 정보 공격을 반복하는 중국 사이버 군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계정 825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825개의 계정을 분석한 결과, 중국에 반대하기 위해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대만 정부를 조롱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중국 사이버군 계정 중 하나는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에서 미디어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식별되었다.

중국은 오랫동안 대만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단계별 과정을 통해 허위 정보 유포를 위해 대만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해왔다.

대만 안보 당국은 중국의 사이버 군대가 11월 말에 열린 대만 지방 정부 선거에서 유사한 전술과 공격을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그들의 다음 목표는 2024년 초에 있을 대통령 선거와 입법 선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사이버 군대가 선거에 앞서 대만 해협을 가로지르는 전쟁이 곧 발발할 수 있다는 점, 대만의 농수산물의 중국 수입 금지, 대만의 빈부격차, 중국의 군사훈련, 고가의 미국 무기 판매 등을 이슈화할 것으로 소개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