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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원의원들, 10대 상대 메타버스 오픈 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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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원의원들, 10대 상대 메타버스 오픈 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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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상원의원 두 명이 미성년자 사용자들에게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Horizon World)’를 오픈하려는 메타의 계획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마크 저커버그에게 메타버스 서비스 제공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주말, 에드 마키 상원의원(민주당, 매사추세스)과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민주당, 코네티컷)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에 보낸 서한에서 발췌한 내용을 공개했다. 발췌문에 따르면, 상원의원들은 메타의 대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인 ‘호라이즌 월드’의 사용자 수를 늘리기 위한 회사의 노력에 대해 언급하며 특히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젊은 층을 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키 의원과 블루먼솔 의원은 “메타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지 못했던 점이 드러나며 부모들·소아과 의사·정책 입안자·대중의 신뢰를 잃었다”며 “메타가 신체적·정신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아직 연구가 부족한 위험한 가상 세계로 청소년들을 끌어들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계는 지난 2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최근 유출된 메타의 내부 메모에 대응하고 있다. 메모는 빠르면 이달 13~17세 사용자들에게 ‘호라이즌 월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에 대해 대략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호라이즌 월드’는 게임을 하거나 타인과 상호작용을 하는 등 가상 세계를 구축하고 탐험할 수 있는 앱이다. 오큘러스 퀘스트 가상현실(VR) 헤드셋으로 플레이 할 수 있으며, 18세 이상부터 사용이 가능하다. 유출된 메모는 ‘호라이즌 월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청소년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오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타는 상원의원들이 보낸 서한에 대해 응답을 거부했다. 대신 지난달 WSJ에 보낸 성명을 언급하며, ‘호라이즌 월드’는 청소년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연령에 맞는 조치와 보호 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CNBC 메이크잇은 메타버스와 관련한 청소년들의 안전 문제에 대해 심리학자와 온라인 안전 전문가들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문가들은 ‘호라이즌 월드’ 등 메타버스 시스템의 사이버 폭력과 괴롭힘 수준은 SNS와는 같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히려 이러한 앱들이 더욱 악화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치 프린스타인 임상 심리학자 겸 미국 심리학 협회 과학 총괄은 “메타버스 앱은 이미 존재하는 소셜 미디어의 문제점들을 더욱 증폭시킨다”며 “더 많은 고독감과 신체 이미지 왜곡을 유발해 자살 등 위험한 콘텐츠에 노출 시킨다”고 평가했다.

지난 2021년, WSJ는 메타가 인스타그램 앱이 젊은 사용자들에게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내부 연구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메타는 청소년용 인스타그램 버전 출시를 취소하고 십대들의 사이버 안전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기능을 도입했다.
마키 의원과 블루먼솔 의원은 “새로운 ‘호라이즌 월드’ 계획은 이러한 기존 문제들을 다시 환기시키며 메타가 미성년자 보호에 지속적으로 실패한 점을 고려할 때 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몰입형 온라인 플랫폼에서 낯선 사람과 교류 할 수 있는데 2021년 ‘호라이즌 월드’가 출시된 이래 일부 사용자의 아바타가 사이버 폭력을 당하거나 심지어는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사례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해 메타는 이러한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해 ‘호라이즌 월드’에 ‘개인 경계’ 기능을 추가했다. 하지만 이 기능은 청소년 그루밍 범죄를 막는데 별 도움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청소년 사용자들은 부모의 VR 헤드셋을 사용하거나 가짜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하여 ‘호라이즌 월드’에 접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사용자 안전에 대한 추가적인 우려를 낳고 있다.

마키 의원과 블루먼솔 의원은 주커버그에 보낸 서한에서 “10대들을 ‘호라이즌 월드’로 끌어들이려는 메타의 계획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양고운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