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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크레디트스위스, 스위스 중앙은행으로부터 70조원 자금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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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크레디트스위스, 스위스 중앙은행으로부터 70조원 자금조달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
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16일(현지 시간) 스위스 중앙은행에서 500억스위스프랑(약 70조3620억원)을 빌린다고 발표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성명을 통해 "크레디트스위스는 유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15일 유럽 증시에서 크레디트스위스의 경영 불안이 확산되면서 스위스에서 두번째로 큰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는 한때 전일 대비 약 30%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이날 스위스 금융시장감독기구(FINMA)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크레디트스위스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으로서 자본과 유동성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필요하다면 "필요하다면 크레디트스위스에 유동성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상증자 이후 크레디트스위스의 최대주주가 된 사우디 국립은행(Saudi National Bank) 회장은 15일 크레디트스위스 지분을 늘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은행권 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크레디트스위스 최대 주주가 더 이상 자금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발표하자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사상 최저치로 급락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14일 재무보고에 대한 내부 통제에서 "중요한 약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후 연례 보고서에서 "경영진이 재무제표에서 중요한 허위 기재의 위험을 식별하고 분석하기 위해 효과적인 위험평가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유지하지 않았다"고 보고하면서 지난주부터 연례 보고서 발간을 미뤄오고 있는 상태다.

스위스 당국은 성명에서 "미국의 특정 은행 문제가 스위스 금융 시장에 직접적인 전염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S&P Global Market Intelligence)에 따르면 지난 15일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는 24% 하락했으며 부도 위험 지표인 1년물 신용디폴트스와프(CDS)도 이날 835.9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닥터 둠’으로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루비니 매크로어소시에이츠 최고경영자(CEO)는 크레디트스위스에 대해 "크레디트스위스는 작은 나라에 있는 거대한 은행이다. 실패하기에는 너무 크고, 구하기에도 너무 크다. 만약 그것이 무너진다면 그것은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여 미국 은행 부문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나온 크레디트스위스 ‘쇼크’는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연방보험예금공사(FDIC)에 따르면 SVB는 2022년 12월 31일 기준 총자산이 약 2090억 달러, 총예금이 약 1754억 달러였다.

이에 비해 크레디트스위스는 약 578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 경제에 훨씬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금융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SVB 파산에서부터 시작된 금융권의 혼란으로 15일(현지 시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가 전망하는 금리 동결 확률은 지난주 ‘0%’에서 50%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대신 유력했던 0.5%포인트 인상(빅스텝) 가능성이 ‘0’으로 떨어졌다.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48.7%로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잡기’와 ‘금융 시스템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준이 긴축을 이어가면 금융권의 위기가 가중될 수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