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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한국투자공사(KIC), 美 퍼스트리퍼블릭 주식 대거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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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한국투자공사(KIC), 美 퍼스트리퍼블릭 주식 대거 보유

미국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사진=로이터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가 연일 폭락하는 가운데 한국 국민연금과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해당 은행 지분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21일(현지 시간) 확인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를 종합하면 국민연금은 작년 12월 31일 기준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식을 25만2427주(공시 시점 기준 평가액 약 3076만8000달러·이날 환율 기준 401억7000만원 상당)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같은해 9월 30일에는 23만704주(3061만달러·399억9000만원)를 신고했는데, 주가가 소폭 떨어질 때 2만여주가량 추가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국부펀드라고 할 수 있는 한국투자공사(KIC)는 작년말 13만7853주(1680만3000달러·219억6000만원)를 신고했다. 3개월 전 26만6983주(3485만5000달러·455억3000만원)에서 보유 지분을 절반가량 처분해 차익 실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인근 실리콘밸리 기반의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의 여파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며 위기설이 제기된 이후 연일 주가가 폭락하는 중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종전 'A-'였던 신용등급을 최근 두차례에 걸쳐 7단계 아래인 투기등급 'B+'로 끌어내렸고, 무디스도 'Baa1'에서 투자주의등급 'B2'로 7단계 강등했다

지난 19일 뉴욕 증시에서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7.11% 급락한 12.18달러(약 1만6000원)로 상장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SEC 공시에는 국민연금 직접투자분만 반영되며 위탁운용분은 확인되지 않는다.
지난 8일 종가 115달러(약 15만 원)에 비교하면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주가가 10분의 1수준이 된 셈으로, 국민연금과 KIC 등 한국 국부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과 KIC는 지난 10일 파산한 SVB, 이틀 뒤 문 닫은 시그니처은행 등에도 투자했던 사실이 앞서 확인됐다.

다만 국민연금은 작년 4분기 SVB의 옛 모기업 SVB파이낸셜그룹 직접투자 규모를 20%가량 늘려 10만795주(2319만7000달러·303억1000만원)를 보유했던 반면, 동기간 KIC는 지분 80% 이상을 매도해 2만87주(462만3000달러·60억4000만원)만 보유한 것으로 밝혀져 희비가 엇갈렸다.

한편 시그니처은행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으로 주식 280만 달러(35억 원)어치를, KIC는 1058만 달러(137억9000억 원)어치를 각각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SVB파이낸셜그룹 주식은 거래 정지 상태다. 이와 관련, KIC는 "현재 해당 주식은 거래 중지 상태로, 당장 대응은 어렵지만 앞으로 SVB의 피인수 가능성 등을 포함해 여러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 측도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공시 외에 투자 내역은 공개하지 않으나 직접 및 위탁을 포함해 보유 지분은 2021년 말 대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