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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 금리 인상 선반영… 시장이 진짜 두려워하는 건 '비하인드 더 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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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 금리 인상 선반영… 시장이 진짜 두려워하는 건 '비하인드 더 커브’

15~16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서 기준금리 1% 인상 기정사실화
금리 인상 자체보다 인플레이션 대응에 뒤처지는 '비하인드 더 커브(Behind the Curve)' 리스크 경계
금리 동결 시 엔저 심화 및 물가 폭등으로 주식·엔화·채권 동반 폭락하는 '트리플 약세' 경고
일본 도쿄의 한 건물 안에서 일본 닛케이 주가 시세 게시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의 한 건물 안에서 일본 닛케이 주가 시세 게시판. 사진=로이터


다음 주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일본 주식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이 '금리 인상' 자체가 아니라,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 억제에 뒤처지는 이른바 '비하인드 더 커브(Behind the Curve)' 리스크라는 점이다.

금리 인상은 호재, 동결 시 '트리플 약세' 최악 시나리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동 정세 긴장에 따른 국제 유가 고공행진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은행은 오는 15, 16일 열리는 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31년 만의 최고치인 1%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시구로 히데유키 노무라 에셋 매니지먼트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이제 시장에서는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이 악재고, 금리를 올리는 것이 호재라는 시각이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만약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보류할 경우, 엔저 현상과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상태로 가속화되어 향후 훨씬 더 급격한 금융 긴축을 강요받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이 경우 주식, 엔화, 채권이 동시에 내다 팔리는 '트리플 약세'가 확정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블룸버그 등을 통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검토 보도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주식시장은 하락하지 않고 있다. 금리 스왑 시장에서는 1%로의 금리 인상 확률을 사실상 100%로 반영(선반영)하고 있다. 이시구로 스트래티지스트는 일본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자 비용을 충분히 흡수하고 있어, 금리 인상이 더 이상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마이너스 요인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섹터별 차별화 진행 중…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 인상 관측이 짙어지면서 주식시장 내부에서는 이자 수익 증가가 예상되는 은행주가 시장 수익률을 상회(아웃퍼폼)하는 반면, 이자 부담이 큰 부동산주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신킨 에셋 매니지먼트의 후지와라 나오키 시니어 펀드매니저는 "금리 인상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억제와 장기금리 안정으로 이어진다면, 결국 부동산주에도 순풍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짜 문제는 이번 인상 그 이후의 경로다. 스왑 시장은 일본은행이 앞으로도 반년에 한 번꼴로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2027년 말에는 정책금리가 1.75%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하는 2026년과 2027년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이다. 즉, 정책금리가 1.75%에 도달하더라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권에 머물게 된다.

"내년 춘투 전 인플레이션 싹 잘라야"… 글로벌 투자자들도 공감


도쿠오카 쇼이치 미쓰비시UFJ 에셋 매니지먼트 수석 펀드매니저는 "인플레이션 대응이 늦어 물가 폭등을 초래했던 제1차 석유파동의 뼈아픈 경험을 고려할 때,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속도를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봄 임금 협상(춘투)이 다가오기 전인 올해 안에 금리를 1.5%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속도감을 보여줘야 인플레이션의 싹을 자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2027년 4월 이후의 국채 매입 감축 중단을 결정할 경우, 시장이 이를 과도하게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해석해 오히려 금리가 상승하고 엔화 약세가 가팔라질 리스크도 경계했다.

물론 금리 상승이 주식의 이론적 가치(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 환산 시 할인율 상승)를 떨어뜨리고 채권의 매력도를 높여 주식 투자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고전적인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 다수의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일본은행의 실기(失期)로 인한 '엔저·인플레이션 가속 스파이럴'이 훨씬 더 큰 공포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운용사 해리스 어소시에이츠의 에릭 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은 주식에 악재지만 이번 일본의 경우는 다르다"며 "오랜 기간 금리를 비정상적으로 낮게 억눌러 온 만큼, 질서 있고 신중하게 금리를 정상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일본 경제와 증시에 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