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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대일로 타격에 구제금융 확대로 대응…개도국에 1040억 달러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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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대일로 타격에 구제금융 확대로 대응…개도국에 1040억 달러 승인

중국 시진핑 주석.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시진핑 주석. 사진=로이터
중국은 일련의 채무탕감, 스캔들로 얼룩진 프로젝트, 부패 의혹에 이어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이 타격을 받자 구제금융 대출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이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부터 2021년 말까지 개발도상국에 1040억 달러 상당의 구제 금융을 승인했다. 이 기간 동안의 수치는 지난 20년 동안 중국 정부의 구제 금융 대출 규모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에이드데이타, 세계은행, 하버드 케네디 스쿨, 세계경제 키엘 연구소 등이 최초로 전 세계적으로 집행된 중국의 구제 금융대출 총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시도한 것이다.

중국은 2000년부터 2021년 말까지 22개 채무국에서 총 2400억 달러 규모의 128건의 구제금융을 지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중국이 마지막 보루로 매우 영향력 있는 "금융 대출 국가"로의 부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금융 안정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온 IMF와 같은 서방 주도 기관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미국의 윌리엄앤메리 대학의 에이드데이터 이사인 브래드 박은 "글로벌 금융 아키텍처는 일관성이 떨어지고 제도화되지 않고 투명성이 떨어지고 있다"라며, "중국 정부는 국경을 초월한 구제금융을 위한 새로운 글로벌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불투명하고 조정되지 않은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는 개발도상국들의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를 키워왔다. 채권자들 간의 채무 조정 능력 부족이 일부 위기를 연장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몇몇 채무 국가들이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

스리랑카의 라닐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IMF가 스리랑카에 대한 30억 달러 규모의 4년 만기 대출 프로그램을 승인하자 중국과 다른 채권자들에게 부채 구조조정에 대한 타협안에 신속하게 합의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은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다자간 채무 해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가나, 파키스탄 그리고 중국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다른 채무국들은 스리랑카의 사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브래드 박 이사는 "[중국의] 엄격한 양자적 접근은 모든 주요 국제 긴급 대출 기관의 활동을 조정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벨라루스, 에콰도르, 이집트, 라오스, 몽골, 파키스탄, 수리남, 스리랑카,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등 중국이 구제금융을 지원한 22개국 중 몇몇 국가들도 IMF의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IMF 프로그램과 중국 구제금융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하나는 중국 돈이 싸지 않다는 것이다. IMF의 전형적인 구제 금융은 2%의 이자율이지만, 중국 구제금융에 붙는 평균 금리는 5%라고 연구결과는 밝히고 있다.

베이징은 또한 곤경에 처한 모든 일대일로 채무국가나 기관들에게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않는다. 자국의 중국 은행들에게 상당한 대차대조표 위험을 줄 수 있는 일대일로 금융 지원을 받은 큰 수혜 국가들이 긴급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이자 전 세계은행그룹 수석경제학자인 카르멘 라인하트는 "중국 정부는 궁극적으로 자국 은행을 구제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것이 국제 구제 금융이라는 위험한 사업에 뛰어든 이유이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출은 두 가지 형태다. 첫 번째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국내 통화의 대가로 지출하는 '스와프 라인' 방식을 통해서다. 약 1,700억 달러가 이러한 방식으로 지출되었다. 두 번째는 직접적인 국제 수지 지원을 통한 것으로, 대부분 중국 국영 은행에서 700억 달러가 보증되었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다국적 인프라 프로그램이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American Enterprise Institute)는 2013년부터 2021년 말까지 중국이 주도하는 인프라 프로젝트와 '일대일로'로 분류되는 기타 거래의 가치를 8,380억 달러 규모로 보고 있다.

대규모 구제금융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기의 프로젝트"라고 설명하는 계획의 단점을 드러내 보인다. 키엘 인스티튜트(Kiel Institute)의 크리스토퍼 트레비치는 한 가지 이슈는 바로 중국 금융기관들이 "특히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명된 많은 국가에 정말로 들어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다른 결함들은 타당성 연구의 부족과 투명성의 일반적인 부족에서 파생되고 있다.

몇몇 프로젝트들이 PF대출을 받지 못하는 이유에 좋은 명분이 되었다. 몬테네그로의 악명 높은 10억 달러 규모의 "어디에도 없는 길" 프로젝트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채 부패 의혹, 건설 지연, 환경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스리랑카의 함반토타 항구와 로터스 타워와 같은 "흰 코끼리(돈만 많이 들고 더 이상 쓸모없는 것 지칭)"는 국가 부채 위기의 증상으로 보이며, 활화산 근처에 중국 사업자들에 의해 건설된 에콰도르 댐에서 7,000개 이상의 균열이 발견되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