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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앤존슨, '암 유발 베이비파우더' 11조6800억원 배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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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앤존슨, '암 유발 베이비파우더' 11조6800억원 배상 합의

소비자 6만명에게 향후 25년 동안 지급 결정

존슨앤존슨의 간판 제품이었던 베이비파우더.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존슨앤존슨의 간판 제품이었던 베이비파우더. 사진=로이터
존슨앤드존슨(J&J)는 활석(Talc) 함유 베이비파우더에 암을 유발하는 석면이 포함돼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이 암에 걸렸다는 이유로 제기된 소송에서 89억 달러(약 11조6800억 원)를 지급하기로 소비자들과 합의했다. 이번 소송에는 6만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합의금은 제품 책임 문제로 제기된 소송에서 지급되는 사상 최대 금액이라고 미국 언론이 지적했다.

J&J는 이 합의금이 향후 25년에 걸쳐 지급될 것이라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회사는 이번 소송을 종결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소비자가 배상금 수령에 동의하면 이번 사건이 완전히 매듭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소송을 제기한 6만여 명이 이미 배상금 수령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J&J는 시총 494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건강용품 기업이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20년 5월에 시작됐고, J&J는 올해부터 베이비파우더 전 세계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J&J는 자사 베이비파우더의 암 유발 주장을 전면 부인해왔으나 이번에 배상 합의에 동의했다.

지난 2020년 법원이 베이비파우더 사용으로 난소암에 걸렸다고 주장한 여성 22명에게 21억 달러(당시 약 2조 50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었다. 이에 따라 베이비파우더 관련 소송이 급증했다.

문제가 된 J&J의 베이비파우더는 1894년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은 유명 제품으로 J&J의 가정 친화적 이미지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꼽혔다. 이 제품에 사용된 활석은 수분 흡수력이 뛰어나고, 피부 발진을 막아줘 베이비파우더 원료로 폭넓게 쓰인다. 그러나 이것이 발암물질인 석면 근처에 분포하는 사례가 많아 1980년대부터 오염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J&J는 이번 소송을 회피하려고 자회사인 LTL 매니지먼트사를 ‘챕터11’ 파산 보호 신청을 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 항소 법원의 3명의 판사 패널은 LTL 매니지먼트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했기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파산 시스템에 접근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파산 보호 신청을 기각했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