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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현대차·기아 수난 갈수록 태산...美 캘리포니아주 등 17개주 '리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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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현대차·기아 수난 갈수록 태산...美 캘리포니아주 등 17개주 '리콜' 요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문제 차량 리콜 명령 내려달라고 공식 요청

현대차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17개 주가 자동차 훔치기 표적이 된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리콜 조처를 해달라고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요구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브 본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기아차와 현대차가 여러 차량에 표준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차주와 일반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자동차 제조업체가 적절한 시정 조처를 할 책임을 지는 대신에 이 위험을 소비자와 지역 사회에 전가했다”고 비난했다.

로이터는 보험 연구소의 통계를 인용해 2015~2019년 자동차 모델 중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도난 비율이 다른 차종에 비해 2배가량 높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월에 830만 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도난 방지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본타 총장은 문제가 된 다수의 차량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작업이 오는 6월까지 이뤄지지 않을 것이고, 특히 2011~2022년 모델에는 도난 방지 장치가 설치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와 기아차 차량 도난 사건이 빈발해 재산과 경찰력 소진 등의 피해를 보았다며 미국의 주요 도시들이 현대차 그룹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의 시애틀, 클리블랜드, 세인트루이스를 비롯한 최소 8개 도시가 현대차 그룹이 비용 절감 목적으로 도난 방지 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의 시 당국은 현대차 그룹의 비용 절감 결정으로 인해 자동차를 훔치기가 쉬워졌고, 도시는 덜 안전해졌다고 주장했다.

미국 위스콘신주, 일리노이주를 포함한 23개 주(州) 법무장관들이 지난달 20일 현대·기아차에 공식 서한을 보내 도난에 취약한 차량에 대한 도난 방지 조처를 촉구했다. 미국 10대들 사이에서는 차량을 훔치는 '기아 보이즈' '기아 챌린지' 불리는 범죄 놀이가 유행처럼 번졌다.

미 경찰은 2011~2021년 기아차 모델과 2015~2021년 현대차 모델은 10대들이 USB 케이블을 이용해 차량을 훔칠 소지가 있 보안에 취약하다고 밝혔다. 이들 차량은 대부분 금속 열쇠를 사용하고,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다. 이들 현대·기아차 모델은 버튼식 시동 스위치가 아닌 키를 꽂아 돌려 시동을 거는 차량으로, 다른 차량보다 도난 가능성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에서는 2022년에 7000건이 넘는 현대·기아차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기아차의 10%, 시카고에 등록된 현대차의 7%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대·기아차는 도난을 막기 위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도난 방지 시스템인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미국 내 830만 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미국 일부 보험사들이 일부 지역에서 이른바 '도둑질 챌린지'의 대상이 된 현대자동차와 기아차 모델에 대한 보험 제공을 거부했다. 보험회사인 프로그레시브와 스테이트팜은 콜로라도주 덴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등의 도시에서 절도 방지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현대 및 기아차 모델 보험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