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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 '가짜 젤렌스키' 러시아 코미디언에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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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 '가짜 젤렌스키' 러시아 코미디언에 속았다

직접 전화 통화로 인플레이션·러시아 경제 전망 주제 대화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러시아 코미디언에게 속아 통화를 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러시아 코미디언에게 속아 통화를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 가장한 러시아 코미디언 두 명에게 속아 직접 전화 통화를 했다.

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파월 의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에서 러시아 중앙은행과 경제 전망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월 의장은 민감한 정보를 언급하지 않고 자신의 통상적인 발언을 재차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5분 분량의 클립이 여러 개 있었고 영상이 변경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러시아 국영 방송은 이날 두 코미디언과 파월 의장의 통화 편집 내용을 방영했다. 이들은 이전에도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의장은 이들과의 통화에서 러시아 중앙은행장을 유능하다고 극찬하며 그의 노력으로 미국의 제재가 기대했던 것보다 러시아에 타격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사칭한 러시아 코미디언이 미국의 통화 정책과 경제,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묻자 정중히 답변했다. 그는 지난 1년간의 금리인상이 경기둔화 또는 침체를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 순순히 인정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장을 대단히 유능하고 성공적인 관료라고 평가했다. 나비울리나 중앙은행장의 노력으로 미국의 제재가 기대했던 만큼 상처를 주지 못했다고 파월 의장은 말했다.

이들의 통화 내용에는 심각한 얘기들이 포함되진 않았지만 미 연준의 보안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들 두 코미디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알려졌다. 2018년 영국은 크렘린이 보리스 존슨 당시 외무장관에게 사기 전화를 건 배후에 있다고 폭로했다.

올해 초 두 사람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 중앙은행 총재와 함께 젤렌스키를 사칭한 대화를 나눴다고 그들이 올린 영상이 보도했다. 작년에는 두 사람은 폴란드 대통령 안제이 두다를 속여서 그가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다.


이수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