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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계에 부는 변화의 바람…기업들, 주주행동주의 적극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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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계에 부는 변화의 바람…기업들, 주주행동주의 적극 수용

일본의 기업들이 부진 탈출을 위해 주주 행동주의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기업들이 부진 탈출을 위해 주주 행동주의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일본의 증권사와 투자 회사의 분석가들은 지난 3월 9일 중기 사업 계획을 브리핑하기 위해 프린터 제조회사인 다이 닛폰 인쇄(DNP)의 기타지마 요시나리 사장의 등장을 간절히 기다렸다.

니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다소 기만적인 이 사건은 회사의 146년 역사에서 특별한 순간이었다. 과거 사장들이 실적 발표나 사업 계획 발표에 참석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타지마 사장의 발표는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책과 신문 인쇄에서 시작해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필름을 개발하는 등 사업 분야로 다각화한 DNP는 자사주 보유 규모를 3분의 1로 줄이고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해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 조치로 DNP 주가는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현재까지 약 50% 상승했다. 이 계획은 지난 10년 간 장부가액을 밑돌았던 주가를 올리는데 일조했다.
많은 일본 기업들은 현재 주주행동주의에 보다 성실하게 대응하고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는 국내외 압력에 직면해 있다. 엔화 약세와 함께 일본 기업들의 방식 변화 가능성은 워런 버핏과 같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일본 주식에 베팅할 수 있는 더 많은 이유를 제공했다.

DNP의 행동에는 두 가지 즉각적인 촉매재가 있었다.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경영 압박을 위해 회사 지분을 인수했고, 도쿄 증권거래소는 '프라임'과 '스탠다드' 섹션에 상장된 3300개 기업에 서한을 보내 주가와 자본 효율성에 더 중점을 둘 것을 촉구했다.

주가가 장부가액 이하인 1800개 기업에 대해 도쿄증권은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요구했다. 도요타 자동차,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 소프트뱅크 그룹과 같은 대기업들이 DNP와 함께 이 범주에 속한다.

오늘날 기업 경영자들은 전통적인 일본식 경영에 대한 애착이 적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압력을 더 잘 수용하게 되었다.

캐논의 87세 CEO인 후지오 미타라이가 여성 이사가 없다는 이유로 자리를 잃을 뻔했을 때 기업 총수들은 권력에서 물러날 위험을 상기하기도 했다. 3월 30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그를 지지한 주주는 50.59%에 불과했다.

이러한 변화는 하나의 위대한 리더나 이니셔티브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2014년 스튜어드십 코드, 2015년 기업지배구조 코드 도입과 같은 지난 10년간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의 정점이다.

기관 투자자들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대리자문사인 기관주주서비스는 지난해부터 기업 순자산의 20% 이상을 순환출자에 배정하면 최고경영자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이수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