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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률 사상 최고치…中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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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률 사상 최고치…中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란 게

"시골을 젊어지게" 내세우며 대학 졸업생에 농촌서 육체노동 권유

중국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20%를 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20%를 넘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20%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은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며 대학 졸업생들에게 육체노동이나 농촌으로 돌아가는 것을 고려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실업률은 2023년 4월에 20.4%로 지난해 7월의 19.9%보다 약간 상승했다. 이는 2018년 통계가 수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도시 청년 5명 중 1명꼴로 실업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젊은 세대들의 불안과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공산당이나 중국 기업이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자 미래에 대한 밝은 전망을 버리고 있다.

이에 베이징도 걱정이다. 중국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제쳐두고라도 대규모 사회적 불만은 시진핑 정권에 대한 불만으로 전이될 수 있어서다.

1989년 실업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만이 천안문 시위를 촉발했던 전례를 중국 공산당은 잘 기억하고 있다. 코로나 제로 정책에 대한 불만이 지난해 11월 시위로 이어져 공산당을 다시 불안하게 만든 바 있다.

그래서 지난 3월 리커창 당시 총리는 중국이 1200만 개의 도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고, 한 달 후 국가 최고통치기구 중 하나인 국무원은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15가지 조치를 발표했다.

실업자로 등록된 24세 미만을 고용하는 회사에 대한 일회성 보너스와 국유기업 및 부서에 최소 100만 개의 새로운 인턴십 자리가 포함되어 있다.

가장 최근의 개혁은 오늘날의 고용 위기에서 구직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졸업생이 국가 승인 없이 취업할 수 없었던 중국 통제경제 시대의 유물인 고용 및 등록 증명서도 폐지했다.
하지만 청년들의 기대와 전혀 다른 움직임도 있다. 한 지방정부는 2025년까지 30만 명의 졸업생을 자원봉사 형태로 시골로 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골을 젊어지게" 한다는 문혁(文革) 당시에나 볼 수 있었던 구시대적인 표어를 내세웠다. 당시 젊은이들은 잔인하고 때로는 치명적인 조건에서 일하기 위해 시골 마을로 파견되었다.

이는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정부의 아이디어가 부족함을 드러낸다. 손에 잡히는 답이 없는 중국 관리들이 낡은 생각과 젊은 시절의 프로젝트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코로나 이전부터 경제가 둔화되고 있지만, 청년실업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 이후다. 2020년 이전에는 실업률이 약 10%를 유지했다.

봉쇄 조치는 일반적으로 도시 고용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는 전국 중소기업을 파괴했다.

청년실업률이 높은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중국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일자리 창출이 줄어든 것이다. 또한 IT 기업, 부동산, 사교육 산업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벌인 여파도 있었다.

부동산, 기술 및 교육 부문에 대한 베이징의 단속은 신입사원을 고용하는 전통적인 고용주들이 특히 기술 분야에서 대량 해고와 감축을 초래했다.

더욱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업은 많은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게 되어 인건비를 절감하려고 대졸자 신규 채용 수요를 줄였다. 차라리 경험이 많은 사람을 경력직으로 고용하거나 계약직 직원을 고용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예를 들면, 알리바바는 작년에 최소 1만5000개의 일자리를 줄였다. 텐센트, 바이두는 중국에서 가장 큰 기술기업이지만 대졸자를 채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세계 경제 둔화와 중국에 대한 지정학적 적대감도 증가하고 있다. 지정학적 최전선에 있는 화웨이도 작년에 청년을 거의 고용하지 않았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2023년 중국 대졸자는 역대 최고치인 1076만 명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경제는 힘을 잃고 취업난을 겪고 있다.

공식 수치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신규 대졸 채용 수요는 지난해 대비 12% 감소했다. 하지만 구직자는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통계로는 2023년 중국의 대학 졸업생 취업률이 81.6%로 2022년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졸업생 10명 중 1.4명이 취업하지 못한 것이다. 이 통계를 실제로 믿기는 어렵다. 취업하지 못한 졸업생 중 상당수는 자영업, 창업, 대학원 진학 등으로 취업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 이들도 실업이 아니라 취업으로 잡히고 있다.

중국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표한 15가지 조치가 향후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들이 단기적인 대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개혁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청년들에게 농촌으로 돌아가거나 육체노동을 하도록 권유하는 것은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한다. 청년들은 고등교육을 받고 꿈과 열정을 가지고 도시로 나왔지만, 그들의 능력과 재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공산당의 약속과 현실의 갭(격차)에 실망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청년들의 불만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청년들은 공산당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잃을 수 있으며, 사회적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