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미·중갈등 청정지역으로 가자"…中 기업들, 베트남 활용 속도 빨라진다

공유
0

[초점] "미·중갈등 청정지역으로 가자"…中 기업들, 베트남 활용 속도 빨라진다

베트남 진출 외국 기업 총 3만1300개사 중 中 기업 8600개사 전체 27% 차지

중국 기업들의 베트남 이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기업들의 베트남 이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많은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생산을 이전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이미 대략 1만여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해 생산과 판매, 영업을 하고 있다.
2022년 11월 기준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 기업은 총 3만1300개사이다. 이 중 중국 기업은 8600개사로 전체의 27.2%를 차지한다.

중국 기업의 베트남 이전은 주로 2020년 이후에 이뤄졌다. 코로나 봉쇄를 피하고 미·중갈등을 피해 새로운 생산 기지와 시장을 확보하려는 의도에서 이전이 늘어난 것으로 대략 이 시기 이후에 1만여 개가 옮겼다.

중국 기업은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외국 기업으로, 제조업, 건설, 부동산, 금융, 소매업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노동 집약적인 섬유 기업부터 첨단 통신 및 태양광 거대 기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중국 기업들이 위험을 피하고 무역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베트남에 공장을 건설하느라 바쁘다.

◇주로 접경지 북부와 수출이 용이한 남부로 이전


베트남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생산라인을 포함하여 생산에 필요한 상품과 자재를 운송하기 위한 편리한 교통로가 많이 있다.

보다 경쟁력 있는 산업단지 토지 임대 가격도 북부 산업단지가 제품 이동 추세를 쉽게 포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인이다.

베트남은 수시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 규정을 변경하고 기업 소득세 면제 및 감면, 여러 산업에 대한 수입세 면제, 임대 및 사용 면제와 같은 우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국가 및 지역의 약 224개 파트너와 경제 및 무역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데도 유리한 입장이다.

중국 기업들은 베트남과 국경을 접한 이동이 용이한 산업단지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쪽 산단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 위치한 단둥-다롄 경제기술 개발구이다. 이 개발구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약 150km 떨어져 있다. 연결하는 고속도로와 철도가 지나고 있어 두 나라 간의 물류 이동이 매우 편리하다. 또한, 이 개발구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인프라 시설이 구축되어 있어 중국 기업들이 투자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이 산단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이 개발구에 7억8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물류센터를 건설했다.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상하이자동차도 2억8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공장을 건설했다.

한편 이 산단과 가까운 베트남 쪽 산단도 있다. 중국 접경지역에 있는 대표적인 산단은 바로 하노이 북부 꽝닌성에 위치한 방비엔이다.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서 약 100km 떨어져 있으며, 중국과 베트남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와 철도가 지나고 있어 두 나라 간의 물류 이동이 매우 편리하다. 또한, 베트남의 정부 지원으로 다양한 인프라 시설이 구축되어 있어 기업들이 투자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2020년에는 이 산단에서 약 100억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졌으며, 약 10만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이 산단에 입주한 중국 기업은 약 100여 개로 샤오미, 레노버, TCL, 화웨이 등이 있다. 이 기업들은 가전제품, 전자제품, 스마트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미·중 갈등 이후 베트남의 저렴한 노동력과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 방비엔 산단에 크게 진출하고 있다.

방비엔 산업단지에는 삼성, LG, 현대 등 한국 기업을 비롯하여 일본, 미국 등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한편, 중국 기업들은 베트남 북부는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물류 이동차원에서 주목하지만, 시장과 수출입을 위해서는 베트남 남부를 주목한다. 베트남 남부에는 최대 도시인 호치민시가 위치하고 수출입이 매우 편리해 주변에 많은 중국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최근의 경향


일부 회사는 미국의 규제를 위해 베트남에 공장을 건설해 국제 주문을 이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선전에 본사를 둔 광대역 단말기 공급업체인 공진 전자는 거의 5750만 달러를 들여 베트남 호치민시에 공장을 2단계로 완공했다.

공진은 베트남으로 이전하기 전에는 해외에 공장이 없었으며 당시 제품의 절반이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되었다. 불과 4년 만에 공진의 베트남 공장에서 해외 수주를 모두 하고 있다.

공진전자는 베트남 1단계 공장이 좋은 성과를 내서 곧바로 2단계 공장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3단계가 가동되면 공진전자 베트남의 연간 생산액은 14억 달러다. 미·중갈등 상황과 무관하게 수출입을 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한편, 후이저우 남부 광둥성에 본사를 둔 전자 제조 서비스 제공업체인 DBG 테크놀리지는 아예 베트남 지사를 본사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기업은 연간 수출액이 45억 달러나 된다.

이 회사는 베트남에서 약 1만5000명의 직원을 채용 및 교육하고 타이응우옌 지방에 현지 조달을 지원하는 다중 산업 체인도 설립할 계획이다. 이곳은 하노이와 가까워 중국 기업들이 많다.

이처럼 산업 사슬의 상단과 하단에 있는 많은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투자하기 위해 현지 기업들과 손을 잡고 있다.

현재 중국 최대의 전자제품 제조기업의 하나인 화친은 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공장을 동원하여 북미 지역의 주문을 이행하고 있다.

◇베트남이 중국 기업에 매력적인 이유


베트남 북부 지역은 중국과 가까운 위치와 이곳 산업단지 땅값이 남부보다 경쟁력이 있어 많은 중국 기업들이 선택하고 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3월 베트남 투자 컨설팅(VNIC)은 중국의 전자 제품 제조업체인 화친이 베트남에 설립한 자회사 유치바오와 협력하여 2023년 중국 e-비즈니스를 위한 베트남 투자 환경 조사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중국 기업들은 베트남이 풍부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서 중국 기업들이 생산 시설을 옮기는 데 매력적인 장소라고 말했다.

또한,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세금 혜택과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에도 흥미를 보였고,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기에도 용이한 점을 거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