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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승차공유회사 그랩, 경기 부진에 직원 11%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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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승차공유회사 그랩, 경기 부진에 직원 11% 해고

싱가포르 승차 공유업체 그랩은 경기부진에 대규모 해고를 단행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싱가포르 승차 공유업체 그랩은 경기부진에 대규모 해고를 단행한다. 사진=로이터
동남아 여행이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그랩은 친숙한 교통수단이다. 지역의 지리에 밝은 사람들이 가격대에 따라 자동차의 수준을 달리하면서 빠르게 배차가 되고 안전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서다.

이 회사도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경기 부진에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싱가포르 승차공유회사 그랩이 비용을 절감하고 회사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직원의 11%인 1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삭감한다고 밝혔다.

그랩의 앤서니 탄 CEO는 20일(현지 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직원 감축은 수익성 때문이 아니라 운영 모델과 비용의 근본적인 구조 조정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 목표가 우리 자신을 전략적으로 재구성하여 더 빠르게 움직이고 더 스마트하게 작업하며 장기 전략에 따라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자원의 균형을 재조정하는 것”이라면서 “구조 조정은 고통스럽지만 장기적으로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랩 구조 조정은 시장에서 불안한 반응을 보였다. 나스닥에서 그랩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5% 이상 상승했지만, 정오에는 거의 1.5% 하락했다.

◇그랩의 사업구조와 특성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2012년 말레이시아에 택시 호출 서비스로 시작하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미얀마, 태국,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8개국에서 승차 호출, 음식 배달 및 금융 서비스로 확장했다. 동남아에서 가장 큰 차량 공유 서비스이다.

2018년에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수년간의 가격 전쟁 끝에 라이벌 우버의 동남아시아 사업부를 인수했다.

그랩은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하는 앱을 제공하며, 운전자는 그랩 앱을 통해 승객을 찾을 수 있고, 승객은 그랩 앱을 통해 운전자를 호출할 수 있다.

2022년 1분기 기준으로 동남아시아에서 1억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은 2022년 3분기에 3억82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42%나 성장했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 중 하나로 평가된다.

◇구조 조정의 배경


그랩은 그동안 성장을 감안해 동남아 지역의 다른 기술 회사보다 구조조정을 자제했다. 회사는 당초 지난 9월 대규모 감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 상황이 회복되지 않았다. 중국 관광객 증가와 소비 진작으로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예측했지만 올해 경제는 전반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랩의 경쟁사인 인도네시아 승차공유업체 고투(GoTo)는 지난해 직원의 12%를 감원했고 3월에도 600명을 추가로 감원했다.

그랩은 3월말 분기 매출이 130% 증가한 5억25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작년 동기 대비 2억5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 고투와 같은 경쟁업체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장 둔화와 씨름하고 있다. 그랩 사용자의 총 거래 금액을 계산하는 총 상품 가치는 분기 동안 3% 증가에 그쳤다. 사용자당 지출은 작년 같은 기간대비 4% 감소했다.

그랩은 2월에 2023년 4분기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2024년 하반기 흑자 전환을 예상했었다. 구조 조정은 전반적 수익 부진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