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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미 연준 부의장, 파산한 SVB 임원 손잡고 새 은행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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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미 연준 부의장, 파산한 SVB 임원 손잡고 새 은행 설립

올 초 뱅크런 사태를 맞아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 회사 로고(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올 초 뱅크런 사태를 맞아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 회사 로고(사진=로이터)
前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부의장이 지난 3월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최고위험담당자와 협력해 커런시 리저브(Currency Reserve, 이하 CR) 은행을 설립한다고 파인내셜타임스 등 외신이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임 미 연준 부의장 랜달 퀼스(Randal Quarles)와 SVB 최고위험담당자 비백 티아기(Vivek Tyagi)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발생하는 달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R은행 설립에 나선 것이다.

CR은행은 기존 전통적인 은행과 달리 대출이나 예금 상품 없이, 주로 미국 밖 은행에 달러 판매 및 송금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CR은행은 이번 달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계좌 개설 등 규제 승인을 위한 서류 신청을 마쳤다. 신청서에 랜달 퀼스는 공동 신청자로 기재되어 있지만, 그와 그 회사인 더 사이넌슈 그룹(The Cynensure Group)은 CR 은행의 투자자로 있을 뿐,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외신은 보도했다.
하지만 투자 감시단체는 퀼스가 운영에 개입할 것이라고 의심한다. 랜달 퀼스는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를 대폭 완화한 인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연준의 부의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은행의 규제 및 감독 강화를 주장하는 단체인 베터 마켓의 대표인 대니스 켈러허는 "그의 은행 설립 승인 여부는 예전 함께 근무했던 동료나 그 부하였던 담당자들이 처리하게 될 예정이다"라며 "그 점 때문에 예전 인사를 이용하거나 남용할 낌새가 있지만, 그 일에 랜디 퀼스가 관여하게 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 내부 관계자는 퀼스가 은행을 대신하여 미 연준 동료들에게 연락을 취한 적이 없으며, 신청 과정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퀼스 등 CR은행 설립자들은 디지털 거래, 결제 앱, 암호화폐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종이 지폐를 보유하고 거래하려는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현금 가방을 수송하는 일이 종종 어려운 일이 되지만, 그 서비스가 가장 필요한 곳은 미국 여행자들이 외국을 방문하거나, 현지 통화가 부족한 지역의 소규모 상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은행들이라고 CR 은행 임원들은 덧붙였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