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권시장에서 가장 나쁜 수익률을 기록한 주식을 조사한 결과 지난 2002년 사상 최대 회계부정 스캔들을 일으킨 뒤 파산한 유선통신업체 월드컴이 으뜸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컴 다음으로 미국 증시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입힌 기업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기업으로 지난 2021년 11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판 아마존’으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며 역시 2021년 2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쿠팡도 9번째로 나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시장정보 조사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가 금융정보업체 팩트세트와 헨드릭 베셈바인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 1926년부터 지난해까지 100년 가까운 동안 미국 증시에서 거래된 주식들의 수익률을 조사한 자료를 모아 분석한 결과다.
테슬라 대항마 리비안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 123조
비주얼캐피털리스트가 이 기간 동안 미국 증시 투자자의 평생 수익률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월드컴은 1020억달러(약 135조8000억원)의 손실을 투자자들에 끼친 것으로 파악돼 ‘미국 증시 최악 손실률’ 1위를 기록했다.
리비안의 경우 920달러(약 122조5000억원)의 투자자 손실을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테슬라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돼 주목을 받아노 리비안의 주가는 지난 6월 90% 넘게 폭락하면서 나스닥100 지수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 적도 있다. 리비안은
테슬라의 고강도 가격 인하 정책과 역대급 고금리 환경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악전고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번째로 나쁜 손실을 낸 기업은 미국의 IT 솔루션업체로 지난 2019년 LG전자 등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 비아비솔루션으로 투자자 손실액은 870억달러(약 115조8000억원)로 추산됐고, 850억달러(약 113조1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미국의 통신장비
제조업체 루슨트테크놀로지가 4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25개 기업 주식을 분석한 결과 1위를 차지한 월드컴을 위시해 통신 분야에 속한 기업들이 상당수를 차지한 것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악재 겹친 쿠팡도 9위 기록
아울러 한때 미국 4대 은행에 속했으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지난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유동성 위기에 빠져 웰스파고은행에 인수된 와코비아은행이 680억달러(약 90조5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5위, 다국적 화학업체 듀폰이 -600억달러(약 79조9000억원)로 6위를 각각 차지할 정도로 나쁜 손실을 냈다.
이밖에 널리 알려진 기업 가운데 최악 수익률 25위 안에 든 곳들을 보면 미국 굴지의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대기업인 타임워너가 -370억달러(약 49조3000억원)로 15위, 크래프트와 하인즈의 합병으로 지난 2015년 새로 탄생한 세계적인 식품 제조업체 크래프트하인즈가 -350억달러(약 46조6000억원)로 16위, 세계 최대 차량공유 플랫폼인 우버가 -340억달러(약 45조3000억원)로 19위, 세계 1위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가 -270억달러(약 35조9000억원)로 25위에 각각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쿠팡도 -550억달러(약 73조2000억원)로 전체 9위를 차지할 만큼 커다란 투자자 손실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은 미국 증시에 상장할 당시 제출한 기업공개(IPO) 신고서에 허위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세계 최대 연기기금에 속하는 미국 뉴욕시공무원연금으로부터 거액을 투자했다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하는 등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