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를 방문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 방문을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이 흔쾌히 수락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기자 회견에서 북러 정상회담 후속 조처 논의를 위해 다음 달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번 방문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이 북한 방문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준비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탄약 등 무기 부족 사태에 직면한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 탄약 지원 등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약 4시간에 걸쳐 정상회담을 했다. 이는 2019년 4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성사된 북러 정상회담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고 주권 국가를 건설하는 데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기자 회견에 앞서 제78차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군사적인 능력이 강화된 한반도에서 미국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이 과잉 반응을 보인다"고 비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인도주의와 정치적 해결을 우선하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노력이 계속 거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과 그 우방국들이 인위적으로 세계를 적대적인 블록으로 나누고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영역을 북반구 동쪽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있고, 미국이 이 목표를 달성하려고 한·미·일 3국 연합체 등 소규모 군사·정치 동맹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