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는 지난 20년 동안 연평균 7%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향후로도 5%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다. 14억 인구의 경제 성장과 에너지 공급을 위해 산업과 이동·운송 분야에서 석유 자원의 사용이 계속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런던에 본사를 둔 조사 관인 피치 솔루션에 따르면 2030년 전후로 신흥국 시장 석유 수요 증가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거의 50%에서 15%로 감소하는 반면 인도 점유율은 24%로 두 배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 석유의 수요에서 중국의 비중이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 기구는 EV 보급 확대로 2030년까지 일일 석유 소비량이 5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EV 보급 속도나 규모로 볼 때 가장 큰 몫을 중국이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인도·중국의 석유 수요 변화
인도의 GDP 성장률은 2023년에 7% 정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인도 석유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한다. 최신 S&P Global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의 8월 석유 수요 증가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일일 27만 배럴이 늘었다.
2023년 인도의 석유 수요 증가율은 2019년 수준보다 7% 높은 일일 평균 23만9000배럴로 예상된다.
예상보다 강한 경제 상황에 힘입어 올해 4분기에도 인도 석유 수요가 다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수요 증가율은 2019년 수준보다 11%나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석유 수요 증가율은 주로 휘발유와 경유 소비 증가에 기인한다. 휘발유와 경유는 인도 석유 제품 소비의 약 60%를 차지하며,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 개인 이동 수단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이동이 중요해져 자동차 보급률이 늘어나면서 석유 소비도 늘고 있다. 인도의 자동차 보급률은 2023년에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 중 하나로, 인도 자동차 시장은 총 운행 차량 대수가 2억6000만 대로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2023년에 30개 이상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가 운영되고 있다. 인도의 자동차 판매량은 2022/23 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15% 증가하여 약 2112만 대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은 석유 소비가 줄고 있다. 세계 석유 시장에서 소비가 주는 것은 단지 경제의 둔화 때문만이 아니다. 급성장하는 EV 부문에서 인도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석유 수요를 줄이고 있다. 중국은 2022년 610만 대 EV를 판매했지만, 인도는 단지 4만8000대를 판매했다.
몇 주 전, 시노펙은 중국 휘발유 수요 최고치는 이미 지나갔으며 중국의 EV 혁명으로 인해 휘발유 소비는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석유 수요 예측을 하향 조정했다.
중국 EV 소식을 전하는 CNEV 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신차 구매자는 현재 신에너지 차량(배터리 전기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채택률이 2020년 5.4%에서 37.8%로 증가했다.
노르웨이와 같은 스칸디나비아 국가(87.8% %), 아이슬란드(56.1%), 스웨덴(56.1%)이 EV 채택 측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중국은 이 세 국가를 모두 합친 것보다 약 10배 더 많은 EV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은 엄청난 인구와 현재 중국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5% 미만이 NEV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앞으로 성장 여지가 훨씬 더 크다.
이에, 시노펙은 EV 보급 확대로 2024년 이후 휘발유 수요가 지금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도 석유 소비 감소의 한 원인이다. 중국 GDP 성장률은 2023년에도 4% 미만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의 석유 수요 증가를 제한할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은 눈에 띄는 경제 호황 덕분에 전 세계 석유 수요 증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 기계가 둔화에 빠졌고 영광의 시절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건설 및 지방 정부 투자 부문 부실로 향후 10년 안에 과거처럼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인도 경제 성장은 여전히 견조하고, EV 보급률도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석유 수요는 향후 몇 년 동안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여, 중국을 추월하고 글로벌 석유 수요에서 가장 큰 소비 국가가 될 수 있다.
최근 인도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산유 국가와 철도 연결 등 긴밀한 관계를 쌓은 것도 미래 석유 수요를 감안한 행보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