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취업 H1B 비자 쿼터 2006년 이후 줄곧 동결…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부활 정책 차질

미국의 반도체 인력이 오는 2030년까지 6만 700명가량 부족할 것이라고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지난 7월에 밝혔다. SIA는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에서 반도체 관련 인력이 올해 34만 5000명에서 2030년까지 46만 명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협회는 현재 각급 학교의 졸업생 추이를 보면 미국에 필요한 반도체 인력을 충분히 충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후 파이낸스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반도체 업체가 약 8만 5000명을 신규로 채용해야 하지만, 이 중 80%가량을 충원하지 못할 것으로 SIA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분석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반도체 분야 종사자의 33%가 외국인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미국 정부가 최근에 이민을 규제하고, 외국인 취업을 제한함에 따라 외국의 전문 인력이 미국 반도체 분야에서 일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야후 파이낸스가 강조했다.
FWS. us라는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 엔지니어링을 비롯해 반도체 관련 학과를 졸업하는 외국인 약 5000명 가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소한 4000명 가량이 졸업 후 미국에 남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외국인이 미국에서 취업하려면 H1B와 같은 취업 비자를 받아야 한다.
미국은 이 비자 할당량을 매년 6만 5000명으로 제한하고, 외국인 석사 학위 소지자 2만 명이 추가로 미국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상한선은 지난 2006년 이후 늘어나지 않고 있다. 애플, 구글 등 미국 빅테크 등은 H1B 비자 쿼터 확대를 위해 정부와 의회에 치열하게 로비하고 있다.
이민 서비스 업체인 글로벌 엔보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기업 중 94%가 외국인 취업 비자 취득 절차가 간소화되면 외국인을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문직 취업 비자 문제로 인해 외국인이 다른 나라에서 원격 근무를 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미국의 기업이 전체의 80%에 달한다고 이 보고서가 강조했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는 인력난을 이유로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가동을 연기하기로 했다. TSMC는 2024년 애리조나 공장을 가동하고 생산에 돌입하려 했으나 기술 인력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1년 연기해 2025년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TSMC는 애리조나 공장에서 5나노(nm·10억분의 1m)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TSMC는 지난해 말 애리조나 공장에 대한 투자 규모를 애초 계획의 3배인 400억 달러로 확대했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기업 미국 투자 기록이다. TSMC는 미국의 반도체 공장에서 일할 근로자를 대만으로 데려와 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