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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CEO들, 팔레스타인 고통 외면에 일부 직원들 반발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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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CEO들, 팔레스타인 고통 외면에 일부 직원들 반발 직면

할리우드 스타 등 유명인사들도 소신 발언했다가 궁지에 몰려
미국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중에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가 아랍계 직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중에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가 아랍계 직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사진=로이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인해 미국 사회가 분열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 조야(朝野)가 대체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 완전 붕괴’를 목표로 가자 지구에 대한 지상전에 돌입하면 가자 지구에서 대규모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정치인이나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지도자급 인사들이 마냥 이스라엘 편만 들기 어려울 수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에 지상전을 늦추도록 요구하면서 확전을 막으려 한다. 미 의회는 하원의장 부재 사태로 인해 아직 이스라엘 지원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선택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사망한 이스라엘 주민에 대한 애도만을 표시한 일부 기업들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친이스라엘 정서가 강한 미국에서 주요 기업들이 드러내 놓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동정심을 표시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극심한 분열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동정하는 발언을 했다가 궁지에 몰린 유명 인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렇지만 유명 인사들이 팔레스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태도를 보이면 ‘위선자’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 시간) 여러 기업 최고경영자가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을 공개 지지하는 성명을 낸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침공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희생자에 대해서도 비슷한 견해를 밝히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아마존과 메타,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일부 구글 직원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이스라엘 희생자를 추모하는 메시지만 내고 팔레스타인 희생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WP가 전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도 이스라엘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위로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과 다른 국가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계 직원들에게는 이메일을 보내지 않았다. 2000명가량의 직원이 속한 아마존 아랍계 직원 단체는 재시 CEO에게 강한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구글과 아마존에서 일부 직원이 이스라엘 정부와 군의 클라우드 컴퓨팅 구축 사업인 '프로젝트 님버스'가 팔레스타인 주민 지배에 사용될 수 있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 햄버거 체인 맥도날드는 이스라엘의 한 매점에서 이스라엘군에 음식을 무료로 제공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예일대 최고경영자리더십연구소(CELI)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긴밀한 사업관계를 유지해온 미국 기술, 금융, 과학, 에너지 관련 130여 개 기업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미국에서 정상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코미디언 데이브 샤펠이 무대에서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가 관객과 충돌했다. 그가 코미디 쇼 도중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발언을 계속하자 일부 관객들이 거세게 항의했고, 일부는 퇴장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하지만 일부 관객들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WSJ가 전했다.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드와 사샤 바론 코엔 등 할리우드의 유명 인사들은 공개 서한을 통해 미국작가조합(WGA)이 하마스의 테러 행위를 비난하지 않고 있다고 공격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