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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금 집 사면 월세보다 52% 많은 비용...모기지 부담 3년 전보다 60%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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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금 집 사면 월세보다 52% 많은 비용...모기지 부담 3년 전보다 60% 증가

CBRE, 주택 매입 여건 지난 27년 사이에 최악 평가
미국에서 주택 매입 조건이 지난 27년 사이에 최악 수준으로 나빠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주택 매입 조건이 지난 27년 사이에 최악 수준으로 나빠졌다.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지금 집을 사면 월세를 내는 것보다 비용이 52%가량 더 들어간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 시간) 부동산 정보업체 CBRE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06년 주택시장 거품 붕괴 당시의 33%보다 무려 20%포인트가량 올라간 것이다.

미국에서는 주택을 구매할 때 사용하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치솟아 주택구매자들이 매월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 부담이 그만큼 늘어났다.

미 채권금리 상승은 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30년 만기 주담대 평균 금리는 최근 8%를 돌파했다. 미국 모기지 금리가 8%를 찍은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대출금리 부담 탓에 모기지 신청 건수는 급감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 발표에 따르면 주간 주담대 신청 지수는 지난주에 한 주 전보다 6.9% 하락한 166.9로, 1995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불과 2년 전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3%대에 불과했다.

프레디맥 기준으로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지난 19일 7.63%까지 올라 8%에 육박했다. 모기지 뉴스 데일리는 최근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가 8%에 도달해 2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에서도 주택 매입 조건이 27년 만에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국에서 신규 모기지 상환 비용은 평균 아파트 월세보다 52% 많아진 것은 CBRE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6년 이후 최고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지속해서 11번 기준금리를 올렸고, 현재 22년 만에 최고치인 5.25~5.5%로 끌어올렸다. 모기지 금리는 기준금리보다는 10년물 국채 금리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미국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5%대를 돌파했고, 그 여파로 모기지 금리가 8% 선까지 급등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43만 달러(약 5억8000만원)짜리 주택을 새로 살 때 10%를 선금으로 내고, 나머지 금액을 30년 상환 모기지를 통해 대출받으면 월 3200달러(약 432만원)가량을 갚아야 한다. 이는 3년 전과 비교하면 60%가 늘어난 금액이다. 지난 3년 사이에 월세 인상률은 22%가량이다.

골드만삭스는 내년에 미국 주택판매가 30년 만에 가장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기지 금리가 8%를 넘고, 현 주택 소유자이사를 원하지 않는데다 잠재적 매수자는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에 주택 구매를 단념할 것이라고 이 은행이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2024년 기존 주택 판매가 올해 전망보다 6.2% 감소한 380만 채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