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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시진핑, 내달 APEC 계기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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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시진핑, 내달 APEC 계기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성사 땐 美 반도체 통제 등 양국 대립관계 돌파구 마련될 수도
백악관, 왕이 외교부장 방미 언급…허리펑 중국 부총리 방미도 추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11~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할 가능성이 커졌다. 두 정상 간 회담이 성사되면 정찰 풍선 논란과 반도체 수출통제 등을 둘러싸고 대립해온 미·중 양국이 새로운 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정상회담에 관한 협의 등을 위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조만간 방미할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3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왕 부장의 방미 일정을 묻는 말에 "이르면 이번 주에 있을 수 있는 왕 부장과의 잠재적 회담에 대한 논의가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왕 부장이 이번 주에 미국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만나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회담을 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WSJ는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허리펑 부총리도 미국을 방문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등과 회담한다고 전했다. 다만 허 부총리의 방미 시점은 확정되지 않아 APEC 기간에 방미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WSJ가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APEC 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 추진을 묻는 말에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왕 부장은 지난 9월에는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이틀간 만나 모두 12시간 동안 양국 관계 현안 및 글로벌 이슈 등을 놓고 협의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회담한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신흥경제 5개국)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으나 지난달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미·중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응 문제와 미국의 중국산 반도체 수출 통제, 중국의 반간첩법(방첩법) 시행에 따른 외국 기업 탄압, 중국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미국 마약 위기 등이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을 견제하면서도 미·중 관계 단절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국 고위 당국자 간 대화 채널을 적극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최근 몇 달 사이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옐런 미 재무장관, 러몬도 장관,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 등이 중국을 방문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