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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美, 우크라이나 지원에 괴리…러에 희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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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美, 우크라이나 지원에 괴리…러에 희소식?

EU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EU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사진=로이터
EU 지도자들이 10월 26일(현지 시간) 브뤼셀에서 회합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유럽의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인식을 공유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인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EU는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스라엘 전쟁을 지켜보면서 방위산업 지출 규모를 늘려 유럽 안보와 안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장기적으로 국방비를 늘려 유럽의 안보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이다. 미국이 먼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분위기를 잡고 EU 차원의 지원을 견인했지만, 이제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출한 1050억 달러 규모의 원조 패키지를 처리하지 않고 있다.

새로이 하원의장에 당선된 마이크 존슨 의원은 이스라엘 출신 기업인들의 정치 후원금 등 영향력을 고려, 금주 중에 이스라엘 원조만 먼저 처리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희소식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자유 진영의 우크라이나 원조에서 미국과 EU 사이의 규모나 속도 차이는 향후 러시아와 근접한 EU에서도 경제난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원조를 삭감하는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EU,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


EU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지원에는 '8번째 지원 조치의 신속한 채택'을 포함하며, 유럽 평화 기구와 EU 군사 지원 사절단을 통해 진행된다. 우선순위는 미사일, 탄약, 방공 시스템이다.

EU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EU 차원의 지원 규모는 31억 유로로 늘어났으며, EU 이사회는 우크라이나에 추가적인 군사 지원을 위해 유럽평화기금에서 5억 유로를 투입하기로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EU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한 대가를 우크라이나로부터 돌려받도록 하는 것이 전쟁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유럽 평화 기구 기금을 통해 전쟁 원조를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EU는 전쟁이 유업에 이어 중동에서 발생하는 현실을 보고, 향후 국방 분야 준비가 중요한 과제라는 인식을 하게 됐다. 이에 2027년부터 시작되는 다음 EU 예산 주기에서 방위산업에 대한 지출 계획을 어떻게 수정할지에 대해 논의했다. 제안된 8억 유로가 2025년에 소진된 후 2027년까지 격차를 메울 수 있는 새로운 자금 조달 풀인 장기 예산(MFF)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원조 패키지 처리 난항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전망은 불투명하다. 하원에서 105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원조 패키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상원에서는 이미 원조 패키지를 통과시켰지만, 하원은 공화당 의원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축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원조 패키지가 늦어질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선 당장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 미국 원조 패키지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 지원이 늦어질 경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세에 대응하는 군사 장비와 탄약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미국 원조 패키지에는 우크라이나의 경제 지원도 포함되어 있지만, 이 지원이 늦어질 경우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메우기 어렵게 될 수 있다.

심지어, 러시아의 공세가 강화될 수 있다. 이미 러시아는 이스라엘 전쟁 후 우크라이나 동부 공격을 전개 중이다. 도네츠크 지역의 아우디우카를 포위하고 쿠피얀스크와 리만 주변을 대대적으로 폭격하고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원조 패키지가 빨리 통과되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세에 대응하고 전쟁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지만, 반대로 미국의 원조 패키지가 늦어지면 우크라이나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러시아의 공세가 전세를 바꿀 수도 있다.

이런 사정은 미국 의회 결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원조가 늦어지거나 기대보다 저조한 원조가 결정될 경우 미국과 EU 사이의 원조 균열, 자유 진영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불신, 러시아 전세 역전 등 파급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특히, 미국이 자유 진영의 대표이면서 이스라엘을 편애하고 우크라이나를 소홀히 할 경우, 미국 리더십에 금이 갈 수도 있다. 원조 패키지 처리의 지연은 사실상 이 전쟁의 후방 지휘관인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