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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영어‧스페인어 빼고 미국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독일어 으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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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영어‧스페인어 빼고 미국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독일어 으뜸

한국어는 동부 버지니아주‧조지아주와 서부 로스앤젤레스서 가장 많이 통용돼
영어와 스페인어를 제외한 미국의 지역별 언어 사용자 분포. 사진=워드파인더이미지 확대보기
영어와 스페인어를 제외한 미국의 지역별 언어 사용자 분포. 사진=워드파인더

미국의 공용어는 당연히 영어다. 미국 국민의 약 80%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다.

영어 외에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은 스페인어다. 히스패닉계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달하기 때문이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은 미국인 가운데 무려 63%가 스페인어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종의 도가니’라는 표현이 말해주듯 영어와 스페인어 외에도 다양한 언어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미국 사회에서는 실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기업 입장에서는 간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소매업체들을 비롯해 지역 상권에서 종사하는 사업체들이 특히 그렇다.

1일(현지시간) 시장정보 조사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단어게임 전문 플랫폼 워드파인더가 영어와 스페인어를 빼고 미국에서 지역별로 가장 많이 쓰이는 외국어를 조사한 흥미로운 결과를 최근 내놨다.

독일어 으뜸…타갈로그어, 중국어, 베트남어, 아랍어도 상위권


워드파인더에 따르면 미국에서 영어와 스페인어 외에 쓰이는 말은 적게 잡으면 350개, 많게 잡으면 43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가구별 언어 사용 실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5월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다. 사용자가 적어 사라져가는 말도 있고, 사용자가 늘어나 새로 뜨는 말도 있어 고정적인 집계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워드파인더가 미국의 모든 주에 대해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이렇듯 많은 외국어 가운데 가장 많이 통하는 말은 독일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사회에 독일계 미국인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독일어는 노스다코타주, 알래스카주, 와이오밍주를 비롯한 13개주에서 영어와 스페인어를 빼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노스다코타주의 경우 전체 주민의 1.16%가 독일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어 다음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외국어는 필리핀의 공용어인 타갈로그어다. 타갈로그어는 필리핀 북부에서 널리 쓰이는 말로 국민의 4분의 1정도가 사용하고 있으며 필리핀의 공용어도 타갈로그를 표준화한 것이다. 필리핀어와 타갈로그어의 관계는 표준어와 서울말의 관계와 비슷하다.

타갈로그어를 가장 많이 쓰는 곳은 하와이주, 알래스카주, 네바다주 등 9개 지역으로 서부에 몰려 있는 것이 특징인 것으로 분석됐다. 필리핀에서 이들 지역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그만큼 크게 증가했다는 뜻이다.

다칼로그어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말은 중국어, 베트남어, 아랍어 순이다. 중국어는 캘리포니아주, 하와이주, 뉴욕주 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고, 베트남어는 캘리포니아주, 하와이주, 워싱턴주 등에 사용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세계적인 광역도시에 속하는 뉴욕의 경우 중국어와 러시아 사용자가 널리 분포된 것으로 집계됐고, 오하이오주‧켄터키주‧아이오와주는 영어만 쓴다는 주민의 비율이 모두 80%를 웃돌아 상대적으로 외국어를 쓰는 이민자의 비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지역에 아시아계 외국어 사용자 집중…한국어 버지니아주‧조지아주‧LA서 1위


또 이번 조사에서 이목을 끄는 대목은 아시아계 미국인이 서부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아시아계 미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약 45%가 이곳에 거주하고 있어 이 지역에 아시아 쪽 외국어 사용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타갈로그어의 경우 알래스카 주도인 앵커리지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무려 절반이 타갈로그어를 일상적으로 쓰는 것으로 조사됐고, 중국어의 경우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 지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베트남어가 강세인 캘리포니아주‧하와이주‧워싱턴주도 모두 서부지역이다.

같은 맥락으로 한국어 역시 하이와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동부에 있는 뉴저지주와 조지아주에서도 사용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미국에 이민 온 한국인이 두 지역에 가장 많이 정착해 있음을 뒷받침한다.

하와이 주민의 1.81%가 한국어 사용자인 것으로, 캘리포니아 주민의 1.16%가, 뉴저지 주민의 0.87%가 각각 일상적으로 한국어를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도시별로 가장 많이 쓰이는 외국어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국어는 코리아타운이 오래전부터 뿌리내린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