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의장 대만 방문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중단된 군사 대화 재개 추진

미·중 정상회담 준비차 미국을 방문했던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 측에 중국은 미국과 군사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이에 반발해 대만을 겨냥한 무력시위를 하고, 미국과 모든 군사 대화를 중단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월에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회 샹그릴라 대화 행사장에서 리상푸 당시 중국 국방부장과 잠시 마주쳤으나 공식적인 대화는 하지 않았다.
미국은 미·중 양국 군 간 우발적 충돌을 막으려면 군사 대화 재개가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중국 측에 대화 재개를 요구했으나 중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 고위급 외교·경제 대화를 하고 있으나 군사 대화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 차관실의 중국 담당 책임자 크산티 카라스가 지난달 29∼31일 베이징에서 열린 안보회의인 샹산포럼에 참석했다. 또 지난 6일 워싱턴DC에서 맬러리 스튜어트 국무부 군비통제검증이행 차관보와 쑨샤오보 중국 외교부 군축 국장이 회담했다.
이 회담에는 미 국방부, 에너지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도 참석했으며 양측은 군비통제 및 비확산 문제와 관련해 솔직하고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미국 측은 중국이 핵무기 투명성을 높이고, 핵과 우주 등 여러 분야에서 전략적 위험을 관리하고, 줄이려는 조치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촉구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발표한 중국 군사 및 안보 동향 보고서에서 현재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 비축량이 500개가 넘으며 2030년 1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미국과의 국방장관 회담을 거부하면서 그 이유로 리상푸 당시 국방부장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라는 점을 내세웠으나 그는 지난달 해임됐다. 그는 두 달째 행방이 묘연했으나 중국 당국은 그의 해임 사실을 지난달 24일 공개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9~1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한다. 옐런 장관은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허 부총리와 만나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경제 현안을 집중적으로 조율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