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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튬 가격, 2년 만에 최저…공급과잉·수요감소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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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튬 가격, 2년 만에 최저…공급과잉·수요감소 겹쳐

중국 이춘시에 있는 리튬 제련소.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이춘시에 있는 리튬 제련소. 사진=로이터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의 가격이 공급 과잉으로 약 2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26일(현지 시간) 유가 및 에너지·소재 정보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는 배터리 등급 탄산리튬 가격이 지난 12개월 동안 폭락했으며, 이는 아시아 시장의 공급 과잉과 전 세계 전기차 출하량 둔화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산 배터리 등급 탄산리튬의 평균 가격은 지난 2022년 11월 미터톤(m/t)당 8만4500달러에서 이달 현재 1만8630달러로 약 78%나 급락했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M), 혼다,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최근 몇 달 동안 금리 상승으로 소비자 수요가 위축되자 전기차 관련 사업 확장계획을 철회했다. 이로 인해 리튬을 비롯한 배터리 핵심 소재들의 수요가 급감했다고 오일프라이스는 지적했다.
블룸버그NEF의 앨런 레이 레스타로는 “내년에 리튬 공급이 더 늘어나면서 가격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수요 측면에서 전기차 판매에 대한 일부 지역적 차이가 업계 전반의 정서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리튬 정제·생산국인 중국의 공급 과잉도 리튬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원자재 정보 전문매체 상하이 메탈 마켓(SMM)에 따르면 중국의 11월 탄산리튬 생산량은 10월보다 9%, 지난해 11월보다 20% 증가한 4만3970톤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SMM은 시장에서 즉시 구할 수 있는 재고가 11월 중순 6만3296톤으로 지난달 4만5917톤보다 대폭 늘어났다고 밝혔다.

세계 2위 리튬 생산업체인 칠레의 SQM도 최근 리튬 가격 급락의 원인이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과잉 재고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태양광이나 해상풍력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업의 위축도 리튬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세계 최대 해상 풍력발전 기업인 덴마크의 오스테드는 이달 초 미국 뉴저지주 해안에서 추진 중인 초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 2건을 포기했다. 이번 프로젝트 포기로 인해 3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오스테드는 재생에너지 사업 전체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일프라이스는 오스테드의 프로젝트 포기로 재생에너지 관련 주가가 폭락했으며, 풍력 및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저장할 배터리 수요가 감소하면서 리튬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향후 리튬 가격의 상승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컨설팅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는 “글로벌 리튬 시장은 2028년까지 재조정되지 않고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