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시진핑의 상하이 방문 일정을 사전에 언론에 흘리며 그의 상하이 시장과 첨단기술 관련 시설 시찰이 위축된 중국 경제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 동향을 반영하는 상하이종합지수는 12월 5일 다시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고 일본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는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유기업 계열은 시진핑 주석이 시찰 때 발산한 경기 부양 신호를 받아들여 적극적인 매수로 흐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지만 그 계산은 철저히 빗나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중전회 연내 개최 무산
시진핑 주석이 주재하는 월례 공산당 정치국 회의가 지난 11월 27일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가 주목하는 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12월에 열겠다는 발표는 없었다.
총 400명에 가까운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등 간부들이 베이징에 모이는 대회의 연내 개최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 이후 개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4년 춘절은 2월 초부터 시작된다. 연휴와 3월 초부터 시작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고려하면 날짜가 제한적이다.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공산당 대회가 열린 다음 해에는 보통 3중전회를 열어 향후 4, 5년간의 큰 경제 노선을 결정하고 결정 사항을 중국 내외에 선포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시장의 실망은 당연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경제 문제 진전 없어
시진핑 주석의 방미에 앞서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정부) 경제 담당 부총리는 미국을 방문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만약 사전 준비단계에서 눈에 띄는 합의가 있었다면 당연히 시진핑을 수행해 이번에도 미국을 재방문해 미중정상회담이라는 화려한 무대에서 성과를 자랑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에게 가장 중요한 '공급망 단절'이라는 큰 문제에 대해 진전이 없었다. 미중 정상회담 이전에 전문가들이 기대한 굵직한 현안에 대한 합의는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취재 카메라가 들어간 첫 번째 대규모 회의에서 중국 측 자리에 금융-경제정책의 사령탑이 없다는 믿기 어려운 상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 사령탑은 시진핑 측근인 허리펑 부총리로, 두 사람은 30대 때 복건성 샤먼시에서 만난 인연으로 서로를 아끼는 사이이다.
중국 측 3명의 소그룹 멤버에 금융-경제 전문가가 없는 상황에서 경제와 관련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리 없었다고 중국 전문가는 지적했다.
헝다 문제도 1월 말로 연기
5일에는 또 하나의 매우 흥미로운 움직임이 있었다. 홍콩 고등법원이 경영 정상화 중인 중국 부동산 대기업인 헝다그룹에 대한 청산 신청에 대한 심리를 내년 1월 29일까지 연기한 것이다. 안팎으로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헝다그룹의 부채 규모가 3000억 달러에 달하는 만큼 청산 절차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헝다그룹의 본사는 물론 대부분의 자산은 중국 본토에 있다. 애초에 자산 처분에서 홍콩 법원의 권한이 어디까지인지도 불분명하다.
헝다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가 얽힌 부채라는 큰 문제를 놓고도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될 것이다. 그것은 당연하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경제문제가 해소되고, 성과를 자랑하며 3중전회를 여는 시나리오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헝다그룹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3중전회에서 경제 부양책을 논의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의 3중전회 연내 개최는 미중 정상회담의 부진과 헝다그룹 사태로 인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는 내년에도 주택-부동산 불황을 해결하지 않는 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