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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좋은 개살구' 일본 관광 호황, 숙박·요식업 고물가에 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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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좋은 개살구' 일본 관광 호황, 숙박·요식업 고물가에 도산

일본 쿄토에 있는 니시키 시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쿄토에 있는 니시키 시장. 사진=로이터
일본이 역대급 엔저와 마이너스금리로 인해 유례없는 관광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그러나 화려한 외실과는 달리 내실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월 일본의 방일 여행객 숫자(추계치)는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2019년 추계치를 넘긴 것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도쿄 상공리서치경제연구실 히라지마 유키는 “인바운드 관광 산업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 인력의 부족이나 과잉 채무가 늘어나는 내실의 과제도 크게 표면화가 되고 있기 때문에 그 실태가 결코 건강하다고는 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관광국(JNTO)은 2023년 10월 방일 외객수(추계치)를 251만 6500명, 2019년 동월 대비 0.8% 증가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기존 최다국이었던 중국이 25만 6300명(2019년 동월 대비 64.9% 감소)으로 회복이 더뎠지만, 한국 63만 1100명(219.9% 증가), 대만 42만 4800명(2.7% 증가)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엔저 효과와 코로나 해제 이후 크게 저하된 자국의 관광산업을 중흥시키기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실적과는 달리 내부에서는 여러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는 인력 부족이다. 도쿄 상공리서치가 2023년 4월 인력 부족에 관한 앙케트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관광 5업종에서 정규직이 부족하다는 응답을 한 비율이 7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 관련 업종 이외도 66.29%가, 도로 여객 운송업은 90.9%가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활동 정체로 많은 업종에서 인력 감축이 실시된 가운데, 급속한 수요 회복에 따른 인원 충원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인력 부족 지속 이유는 복리후생 부족, 그리고 임금 등 처우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2023년 8월 실시된 임금 인상에 관한 앙케트에서 숙박업과 요식업은 80% 이상이 임금인상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물가로 인해 실질임금 인상이 체감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악재들은 또 있다. 엔화 약세,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답변이 80%를 훌쩍 넘었고, 각종 조달 비용 증가를 실적으로 대처를 할 수 있다고 응답한 곳은 절반을 밑돌았다. 급격한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절약 지향 심리가 누적되어 관광업 비용 상승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이러다 보니 대출 신청에 차입금이 증가한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도쿄 상공리서치는 자사가 보유한 기업 재무 데이터 중 3월 결산에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기 연속으로 재무 자료(결산서)가 비교 가능한 기업을 추출해서 차입금이 월 매출의 몇 배에 상당한지를 나타내는 ‘차입금 월상배율’(차입금 총액÷연매출액÷12) 추이를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관광 관련 업종 전체 차입금 월 매출률 추이는 2019년~2020년까지 5.44~5.64개월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2021년에는 11.43개월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스럽게 이런 흐름은 2023년 관광 관련 업종의 도산 건수(부채 1000만엔 이상)는 934건(전년 동기 대비 49.9% 증가, 전년 동기 623건)으로 전년 동기 약 1.5배 증가한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요식업 도산 건수 급증이 두드러진다. 2023년 도산 건수는 727건(전년 동기 대비 76.0% 증가)으로 전년 동기 1.7배로 급증했다. 8월 이미 569건에 달해 지난해 연간 건수인 522건을 웃돌았다. 식자재·수도 광열비 상승과 인력 부족, 인건비 급증으로 인한 요식업이 처한 환경은 관광업의 상승에도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자금사정을 뒷받침한 제로제로대출 등의 상환도 부담이 된 지 오래다.

도쿄 상공리서치경제연구소 히라지마 유키는 다이아몬드온라인의 기고를 통해 “2023년 들어 경제활동 재개가 본격화됐고 관광수요 회복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력 부족, 조달 비용 상승 해결 등의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며,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실적을 회복하려면 인력 확보와 가격 상승이 필수적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역대급 고물가를 해소할 방법이 없어 숙박과 요식업종이 도산해 나가며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 화려한 이면의 가려진 현실이다. 히라지마 연구원은 “인력 부족의 근원이기도 한 저임금을 해소하고 가격 상승을 추진하려면 서비스의 고부가가치화와 타사와의 차별화 방법 등을 시급하게 내놓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