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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신정부 “前 정부 한국 무기 계약, 무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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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신정부 “前 정부 한국 무기 계약, 무효될 수 있다”

폴란드에 수출된 K-2 전차가 현지 항구에서 하역되는 모습. 사진=현대로템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에 수출된 K-2 전차가 현지 항구에서 하역되는 모습. 사진=현대로템
폴란드 새 정부가 전 정부에서 지난 10월 총선 이후 체결한 한국과의 무기 거래 계약을 무효로 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시몬 홀로브니아 폴란드 하원의장의 말을 인용해 지난 10월 15일 선거에서 의석을 잃은 폴란드의 법과정의당(PiS)이 서명한 무기 거래 계약을 폴란드 신임 정부가 무효화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야권 연합의 일원인 ‘폴란드 2050’ 소속 홀로브니아 하원의장은 이날 폴란드 민영 방송 ‘라디오 제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월 15일 총선 이후 PiS는 예산을 쓰지 않고 국가 관리에만 권한을 제한했어야 했다”라며 “PiS 임시 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홀로브니아 하원의장이 말한 ‘서명한 합의’는 지난 1일 폴란드가 K9 자주포 150문 이상을 추가 구매하는 26억 달러 규모의 계약과 천무 로켓 발사기 288대를 구매하는 계약이 포함되며, 신정부의 계약 파기가 한국의 방산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0월 15일 폴란드 총선에서 집권당이자 민족주의 성향 우파 보수정당 PiS는 하원에서 35.4%를 득표하는 데 그쳐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반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역임한 도날트 투스크 전 총리가 이끄는 시민연합(KO) 등 야권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데 성공하면서 8년 만에 정권 교체를 코앞에 두게 됐다.

새 정부의 국방장관으로 꼽히는 블라디슬라브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농민당(PSL) 대표도 전날인 9일 라디오 제트를 통해 “PiS 정부가 10월 15일 이후 체결한 계약들에 대해 분석과 평가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산 무기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현 폴란드 국방장관은 “카미시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계약을 취소하겠다는 선언과 마찬가지”라며 반발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 게시물에서 “그들은 한국으로부터 들여올 장비를 폴란드 군수산업의 장비로 대체할 것이라는 대중영합적인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폴란드 PiS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국의 구형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양도하면서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전투기 등 수십억 달러 규모의 한국산 무기를 대거 구입하며 국방력 증강을 꾀해 K-방산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야권 세력은 자국 방위산업 활성화를 위해 자국산 무기를 우선해서 구매해야 한다거나, 한국산 무기의 사양과 성능 등을 문제삼으면서 PiS의 한국산 무기 구매를 계속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