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2만1000 달러에 수개월 간 지하 피난 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

미국에는 ‘대비하는 사람’이란 뜻의 ‘프레퍼(Prepper)’가 이들 시설의 고객이다. 프레퍼는 대규모 자연재해, 경제공황, 사회적·정치적 혼란, 기상 대이변 사태 등에 대비해 피난처를 미리 마련하고, 평소에 생존술 훈련을 하기도 한다.
USA 벙커 컴퍼니의 최고경영자(CEO) 토드 스텀프는 이 매체에 “우리의 주요 고객은 중산층에서 부유층까지 다양하다”면서 “그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로 추가적인 보호를 원할 뿐이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에 따른 극심한 자연재해 사태가 발생하거나 핵전쟁이 발발했을 때 가정집 지하 등에 설치한 벙커에서 일정 기간 생활할 수 있도록 피난 시설이 설계된다고 그가 설명했다.
이 회사는 기본형 지하 핵 벙커는 4인 가족이 수개월 동안 지하에서 버틸 수 있도록 물, 식량 등을 비축하고, 쓰레기와 배변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고객이 원하면 지하 벙커에 수영장을 건설하는 등 무제한으로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이회사 측이 밝혔다.
이 회사는 고객 중에는 정부의 안전 조처를 신뢰하지 않는 백악관 관리도 있다고 밝혔다. 스텀프 CEO는 일부 고객은 핵전쟁보다는 토네이도와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려고 지하 벙커를 설치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재앙에 대비하려는 '둠스데이 프레퍼족'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비즈니스가 성업하고 있다. 종말 대비 용품 업체들은 비상식량부터 발화 장치, 식수 여과기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이들 업체는 온라인 판매와 오프라인 상점 운영을 병행한다.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구 종말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하 벙커를 갖춘 거대 복합생존시설을 미국 하와이에 짓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2014년 8월부터 하와이에 거대 생존 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1억7000만 달러를 들여 1400에이커(약 5.7㎢)의 땅을 매입했고, 이곳에 1억 달러의 공사비를 투입하고 있다. 지하 벙커는 크기가 5000제곱피트(약 464㎡)로 대피 공간과 창고 등으로 이뤄졌고, 외부와 차단돼도 전기와 식료품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