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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재정난 불구 첨단분야 투자 확대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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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재정난 불구 첨단분야 투자 확대 '험난'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모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가 사우디를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만드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모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가 사우디를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만드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이라는 경제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공투자기금(PIF)이 다양한 분야에 거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재정 악화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천문학적 투자는 정부의 보유 자금 수준을 감소시키고, 재정 적자와 부채를 늘리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이를 메우기 위해 국제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차입이나 아람코 주식도 매각할 계획이다.
PIF의 지출은 석유 수입에 의존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를 다양화하고, 사회적 변화와 외교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석유 가격 불안정성과 글로벌 경제 변화에 이 나라 경제를 취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1년 동안 리야드의 거대한 큐브 도시, 홍해 리조트, 네옴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투자하며 PIF 자산을 4분의 3이나 투자했다.

그러나, 석유 수입 감소로 2023년에 예상치 못한 경제 위축을 경험했으며, 2024년에는 210억 달러의 재정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재정 악화를 메우기 위해 사우디 정부는 최근 두 차례 대규모 채권을 발행해 부채가 커졌으며, 현금 조달을 위해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지분 1%도 매각할 계획이다.

PIF는 외부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하지만, 법률 시스템의 미흡함과 인권 문제, 일부 거대 프로젝트는 비용 대비 효과가 불분명하거나, 실현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어 글로벌 투자가 몰리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 정부는 전자 및 첨단 산업 분야의 선두가 되려는 목표 아래 향후 6년 동안 10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2024년 2월 1일 출범한 국립 공공 투자 펀드 회사인 “첨단 기술 국립 회사(알랏, Alat, The National Company for Advanced Technology)”를 통해 4개의 파트너십과 대규모 투자를 공개했다.

2월 20일 보도자료에 따르면, 알랏은 태양광, 풍력, 녹색 수소 청정에너지 활용, 첨단 AI 기술을 활용한 제조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에 투자를 하게 된다. 기대 효과는 2030년까지 비석유 GDP에 93억 달러 기여와 3만9000개의 직접 일자리 창출이다.

주요 파트너인 일본 소프트뱅크와 완전 자동화된 제조 및 엔지니어링 허브 구축, 미국 캐리어 코어퍼레이션과는 제조 및 R&D 센터 개발, 중국 다와 테크놀리지와는 AI 기술 기반의 안전하고 규정을 준수하는 비전 중심 제품 제조 시설 설립, 사우디 기술 및 보안 종합 제어 회사(태허캄)는 기술 로드맵, 고객 및 공급업체 관계 구축을 하게 된다.

이 사업의 긍정적 측면은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의 다각화, 고숙련 일자리의 창출, 첨단 기술 개발 및 혁신 촉진이지만, 높은 투자 비용과 기술 개발 및 상용화의 불확실성, 글로벌 경쟁 심화는 난제로 거론된다.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나라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청정에너지와 지능형 도시를 구축하는 데 성공할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첨단 산업 분야에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첨단 기술에 대한 인력과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정치·사회적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투자 유치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중국의 보안 기업과 협력하는 것도 미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는 야심찬 계획이 실제로 경제 성장과 국가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지속적인 투자와 부채 증가는 재정 지속 가능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불확실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편,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2030년까지 사우디가 첨단 제조 분야에서 1200억 달러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으며,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030년까지 사우디 GDP가 4.8%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첨단 로봇 산업 창출 계획은 성공 가능성도 있지만, 높은 투자 비용, 기술 개발 및 상용화 불확실성,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이는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그간 막대한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이 산업에서 이익을 얻으려면 장기간이 소요됨에 따라 아직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야 한다.

이 나라는 석유 자원을 활용해 미래를 개척하고 있지만, 석유 자원은 유한하고, 가격 등락도 상당하다. 제한된 석유 자원을 활용해 단기간에 첨단 산업을 키우려는 사우디의 전략은 머지않아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