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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90일 90개 무역합의' 공약…재무장관 발언으로 ‘허상’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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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90일 90개 무역합의' 공약…재무장관 발언으로 ‘허상’ 드러나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을 준비하며 내세운 ‘90일간 90개 무역합의’ 공약이 사실상 허상이었다는 정황이 백악관 고위 인사의 발언으로 드러났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주요 방송 인터뷰에서 이같은 공약은 트럼프 본인이 아닌 측근 참모의 주장이었다고 해명하면서도 실제로는 주요 국가들이 미국 측과 접촉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진보성향 매체 더뉴리퍼블릭은 베선트 장관이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협상 실적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협상이 아닌 일방적 통보로 각국에 무역조건을 ‘선언’하는 방식이었음을 시사했다고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터뷰 진행자인 데이나 배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 90개 무역협정을 추진하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실제로 체결된 협정은 ‘3건’뿐이며 이마저도 정식 협정이 아닌 ‘협의 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베선트는 “그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 약속은 아니었다”며 “곧 각국에 수출입 관세 조건을 통보하는 서한을 100개 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행자가 “그건 협상이 아니라 협박에 가깝다”고 지적하자 베선트 장관은 “그것이 곧 협정의 수준이며 미국과 거래하고 싶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많은 국가들은 우리에게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말해 앞서 백악관이 밝혔던 “각국에서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는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을 보였다.

더뉴리퍼블릭은 이같은 발언이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혼선과 목표 수정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지난 4월, 무역공약 발표 직후 “이미 200개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 지난 3개월간 실현된 협정은 고작 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선트는 또 “미국은 여전히 무역에서 모든 지렛대를 쥐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지난 4월 관세 공세를 시작하며 했던 설명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더뉴리퍼블릭은 비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