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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때문에 폭망 위기였던 美 실리콘밸리 맛집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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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때문에 폭망 위기였던 美 실리콘밸리 맛집의 ‘반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파이 전문점으로 유명한 ‘더 기빙 파이’의 보항이 라세타리네라 사장이 방금 구워낸 파이를 내보이고 있다. 사진=더 기빙 파이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파이 전문점으로 유명한 ‘더 기빙 파이’의 보항이 라세타리네라 사장이 방금 구워낸 파이를 내보이고 있다. 사진=더 기빙 파이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대량 주문을 취소하는 바람에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큰 손해를 입어 이목이 쏠렸던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맛집이 뜻밖으로 기사회생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맛집은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파이 전문점으로 유명한 ‘더 기빙 파이’.

◇실리콘밸리 파이 전문점의 ‘즐거운 비명’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있는 파이 전문점 '더 기빙 파이'. 사진=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있는 파이 전문점 '더 기빙 파이'. 사진=페이스북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테슬라가 지난달 14일 발렌타이데이를 맞아 이 가게에 파이 2000개, 금액으로 6000달러(약 800만원) 상당의 주문을 이 가게에 넣었을 때만 해도 이 가게는 반색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테슬라가 곧바로 주문을 늘려 1만6000달러(약 2140만원) 상당의 파이를 주문하자 이 가게는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내노라하는 대기업에서 쏟아진 주문에 비상이 걸린 이 가게는 다른 고객들의 주문을 받지 않은 채 주문한 대로 엄청난 양의 파이를 만들어냈으나 갑자기 테슬라 측에서 주문을 취소하면서 사달이 났다.

테슬라가 주문을 취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테슬라에 대한 비판 여론이 지역사회에서 확산됐다.

가게를 운영하는 보항이 라세타리네라 사장은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대량 주문을 취소하는 바람에 문을 닫을 지경에 놓였다”고 울먹였다. 이 가게는 파이로 유명세를 날리기는 했지만 규모가 매우 작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서 테슬라 비판 여론 확산

그러나 라세타리네라 사장이 폐업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마땅한 대책 없이 울분에 잠긴 가운데 대반전이 일어났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이 가게를 살리자는 운동이 자발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 결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23~24일 이틀 동안에만 300명 이상의 손님이 이 가게에 몰려 와 파이를 사간 것으로 집계됐다.

테슬라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나섰다.

머스크가 23일 X에 올린 글을 통해 “이제서야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테슬라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더 기빙 파이 측이 입은 피해를 보상할 뜻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머스크가 이같은 내용을 글을 X에 올린 뒤 라세타리네라 사장은 테슬라 간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 간부가 제안한 내용은 처음에 주문했던 파이 2000개의 취소로 발생한 경제적 피해를 보상해주는 한편, 이번 달 8일로 다가온 ‘여성의 날’을 기념해 개최하는 사내 행사를 위해 파이 3600개를 추가로 주문하겠다는 것.

그러나 라세타리네라 사장은 “이미 주문이 폭주해 테슬라의 주문은 받을래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그는 “테슬라라는 대기업에서 온 주문이기 때문에 전혀 의심하지 않고 대량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잠도 설쳐가며 애썼다”면서 “대기업 때문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린 것이 분하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