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국산 전기차가 한번 미국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급속도로 시장을 잠식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미국 언론매체 복스는 4일(현지 시간) “바이든 정부가 중국 BYD 전기차를 미국인들이 살 수 없도록 막을 것이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해도 상황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과 트럼프가 모두 중국산 전기차 범람 사태를 막기 위한 ‘초강경 국수주의’ 정책을 펼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1만1400달러부터 시작하는 초소형 전기차 BYD 시걸은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27.5% 관세를 고려하더라도 미국 내 판매 가격이 1만5000달러가량에 불과하다. 복스는 “시걸의 판매가는 미국에서 현재 판매되는 가장 값싼 전기차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BYD가 보급형 전기차 신모델인 아토3의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10% 이상 낮춰 출시하는 저가 공세를 예고했다. 4일 로이터에 따르면 BYD는 베스트셀러 차종 중 하나로 꼽히는 크로스오버 차량 ‘아토3’ 신모델 판매 가격을 11만9800위안(약 2212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이미 가격을 내린 상태로 판매하고 있는 기존 모델보다 약 11.8%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아토3 판매가는 중국 기준이어서 해외에서는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크다. 아토3 기존 모델은 호주에서 4만8011호주달러(약 4168만원)부터 판매됐고, 중국 출고가와 비교해 약 85%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중국산 커넥티드카가 개인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미국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수입 금지 조처를 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곧 중국에 대한 신규 투자 제한 조처를 발표한다. 여기에는 민감한 개인 정보 수집과 유출 우려를 들어 중국산 스마트카 수입 금지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미 정부는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멕시코 같은 제3국을 거쳐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완성차의 최종 조립 지역과 상관없이 중국산 전기차와 관련 부품에 대한 수입 제한 조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는 차량에 탑재된 각종 센서를 통해 운전자와 차량 주변의 방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미 정부는 중국산 자동차 관세율 27.5%를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최근 미국이 중국산 자동차에 고관세를 부과하고 정부 조달 참여를 제한하고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을 도입하는 등 국가 안보를 기치로 비관세 장벽을 세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상무부는 “우리가 필요하면 강력한 조처로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며 보복 조처로 맞설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