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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전기차·태양광 ‘세계의 공장’ 실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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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전기차·태양광 ‘세계의 공장’ 실현 쉽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 대선 앞두고 본격적 견제 나설 듯

중국의 배터리·전기차·태양광 ‘세계의 공장’ 실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중국과의 회담을 통해 중국의 신재생 에너지 부문 제조업에 대한 미국과 유럽 등의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각)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의 회담에 참석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가운데).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일(현지시각)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의 회담에 참석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가운데). 사진=로이터

이번 대화는 파국으로 가지는 않겠지만, 미국과 유럽 등의 견제를 중국이 어느 정도 수용할 지에 따라 향후 역사적으로 큰 분기점이 될 수 있어 보인다고 4일(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가로서 전 세계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확산하는 세계화 추진 과정에 중요한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저렴한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과정을 통해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했다.

미국과 유럽은 저렴한 제품을 수입하는 대신에 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기계나 소재 등을 판매하고 서비스를 수출하는 구조를 통해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경제 구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과 유럽 내에서 일자리 문제가 제기되고, 중산층 붕괴에 따른 극우 진영의 성장이 나타났고, 중국의 경우 경제력을 바탕으로 일대일로, 중국식 현대 사회주의 확산, 중저가 탈피 및 첨단산업으로 전환 등을 추진하면서 미국과 유럽, 중국이라는 세계의 3대 주요 경제 강국을 잇는 세계화에 파열음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가 차원의 천문학적 투자로 신재생 에너지 분야, 특히 풍력,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부문에서 거의 반값으로 미국이나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자, 값싼 제품의 수입은 이를 설치하거나 소비하는 사람들에게는 혜택이 됐지만 자국의 해당 산업이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중국이 이들 제품을 경제안보에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중국의 제품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었다.

중저가 제품을 공급하던 중국에 대해 환영을 하던 지난 수십 년의 흐름은 이제 힘을 잃고 고급이나 첨단 제품에 대해서는 미국과 유럽이 경제안보 등을 이유로 규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20년 대선에 승리했던 바이든이 중국 규제를 강화하고 재세계화를 천명한 이래 반도체 규제와 함께 풍력,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등에 대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투자를 확대하면서 미국 제조업 부흥을 기치로 내건 바 있다.

이런 투자가 중국의 가격 대비 우수한 제품과 경쟁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가운데 2024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국 제품들이 혁신을 통해 미국 시장을 여전히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군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불만을 자극하면서 대선 흐름도 박빙으로 전개되자,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해 이들 제품에 대해 수출 조절을 요구하는 등 보다 강력한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투자를 확대했으며, 이는 전 세계 다른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들 들면, 태양광은 사실상 중국의 독무대가 되었고, 풍력도 미국이나 유럽의 반값에 불과하며, 중국의 전기차도 미국이나 유럽보다 적게는 30%, 많게는 절반 가격으로 판매된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배터리 수출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이들 산업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할 태세이고, 이는 미국이나 유럽은 중국과 경쟁에서 당장 상황을 뒤엎을 방법이 없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새로운 지배력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했다.

미국은 반도체지원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을 통해 칩 제조와 청정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있으며, EU는 유럽 반도체법(European Chips Act)을 제정하여 국내 칩 생산을 촉진하고, 중국산 전기차 수입품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불법 보조금 지급이 확인되면 관세를 부과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이러한 서방 국가들의 움직임을 자국의 성장을 견제하려는 조치로 보고 있으며, 미국의 조치를 비시장적 관행으로 비판하고 있다. 동남아와의 교역을 늘리고 아프리카 및 라틴 아메리카와 같은 대규모 개발도상국과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규제를 피해 수출을 늘리려고 한다.

이 경쟁은 단기전이 아니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주요한 논쟁점이 될 것이 뻔하고, 특히 트럼프는 재선이 되면, 미국 제품과 공정한 경쟁을 위해 모든 중국 제품에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60% 관세 인상을 말하기도 한다. 절반 가격의 중국산 제품과 미국 제품이 경쟁하려면 60% 관세 인상이 있어야 자국 산업과 자국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트럼프의 강력한 입장은 바이든을 압박하고, 중국에 대해 특히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수출 물량을 줄이고, 가격 부문에서 불공정 시비를 야기하는 정책을 폐기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유럽도 미국의 이런 변화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에 자국의 산업기반을 모두 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 유럽 및 기타 국가들은 이러한 산업에서 중국 지배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런 견제는 중국이 코로나 침체와 부동산 부채 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수출에서 찾으려는 노력을 가로막을 수 있다.

시진핑과 공산당은 중국 경제를 저가에서 첨단으로 개조하기 위해 이들 산업을 지원하고, 제품을 공격적으로 제조하고 수출하려고 한다.

선진국과 중국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첨단 기술에서 복합적으로 경쟁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쟁은 현재 중국의 디플레이션 때문에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옐런의 방문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쟁의 과열보다는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파열음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국이 너무나 많은 것을 생산하고 있어, 미국과 유럽이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임을 보여준다.

옐런은 중국의 산업 추진이 세계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친환경 에너지 산업 전반을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는 또한 다른 나라들이 중국의 제품을 많이 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무역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반면에, 중국도 미국이나 유럽의 제품 수입을 줄였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세계 외 상품 수입은 1년 전보다 5.5%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은 세계화 당시 중국에 환호하며 진출을 환영하던 모습을 이제 보이지 않는다. 신재생에너지 부문과 첨단 기술에서 중국의 부상하는 지배력에 강력한 견제를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은 이미 다양한 제품에서 중국과 거리를 두는 제2의 중국 전략을 구사하면서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판도를 바꾸는 중국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서방 국가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미국 재무장관 재닛 옐런의 현재 중국 방문은 이러한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의 배터리, 전기차, 태양광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자국 산업의 보호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의 새로운 산업화 물결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균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