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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장·여행 결합 '블레저' 시장 급성장...IT 기업 넘어 산업 전 분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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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장·여행 결합 '블레저' 시장 급성장...IT 기업 넘어 산업 전 분야 확산

2022년 시장 규모 3153억 달러, 2032년에는 7314억 달러로 성장

미국에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유목민처럼 떠돌면서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에 이어 출장과 여행을 겸하는 '블레저'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유목민처럼 떠돌면서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에 이어 출장과 여행을 겸하는 '블레저'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블레저' 여행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블레저(Bleasure)는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를 결합한 말로 출장 중 여가를 보내거나, 출장 전후 개인 휴가 일정을 덧붙여 여행을 즐기는 것을 뜻한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각) 한때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유목민처럼 떠돌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가 이용했던 블레저가 일반인 사이에서 널리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애널리틱스는 블레저 여행 시장 규모가 2022년에 3153억 달러였으나 2032년까지 7314억 달러(약 989조5800억원)로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업들은 직원들의 블레저에 관한 규칙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기업들은 출장 중에 발생한 사건·사고 등에는 보상을 해주지만, 여가 기간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고 NYT가 전했다. 직원의 웰빙과 출장 목적 달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도록 하는 데 일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기업들은 출장 전후에 직원들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체류하는 장소 등을 회사 측에 통보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출장 전후에 가족이나 친지 등과 함께 여행하는 개인 일정을 회사 측과 공유하는 데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차량 공유 기업 우버는 블레저 여행을 하는 직원들에게 안전수칙 등에 관한 상세한 지침을 전달하고 있다. 도어대시는 사적인 여행 일정을 회사 측에 보고할 필요가 없지만, 여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회사 측이 추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고지했다.

블레저가 직장인으로서는 업무 출장으로 제공받은 항공편을 비롯한 교통편을 이용해 개인 휴가까지 보낼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다. 기업은 직원의 업무 효율과 만족도를 높이고, 동기부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블레저는 2009년 등장한 용어로 처음에는 출장에 나선 기업 임원들이 공식 일정 후 쇼핑이나 레저활동을 즐기는 것을 의미했다.

블레저와 함께 워케이션도 유행한다. 이것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원하는 곳에서 휴가를 즐기면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형태를 가리킨다. 팬데믹 이후 업무 공간과 시간의 제약이 희미해지면서 휴가와 일을 동시에 하는 범위가 확대됐다. 워케이션과 블레저IT 기업이나 스타트업이 먼저 시작했고, 최근에는 건축·금융권 등 보수 성향의 기업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이 세계 각지를 떠돌며 원격으로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유치를 위한 비자를 시범 도입한 것이 인구감소 위기 해법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최근 CNN 방송이 보도했다. CNN은 한국이 디지털 노마드를 유치해 노동 인구를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받으려면 해외 기업에 소속된 외국인으로 소득이 한국의 전년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2배 이상이어야 한다. 또 본국 후송 보장액이 1억원 이상인 개인 의료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