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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금폭탄 대표국 스웨덴, ‘부호 급증’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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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금폭탄 대표국 스웨덴, ‘부호 급증’ 눈에 띄네

포브스 집계 결과 인구 100만명당 부호, 오히려 미국보다 많아



상당수 스웨덴 부호들이 별장을 두고 있는 스웨덴 베름되 섬의 부촌. 사진=크리스티인터내셔널리얼에스테이트이미지 확대보기
상당수 스웨덴 부호들이 별장을 두고 있는 스웨덴 베름되 섬의 부촌. 사진=크리스티인터내셔널리얼에스테이트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라는 명성과 세계 최악의 세금폭탄 국가라는 악명을 동시에 떠안고 있는 북유럽 대표 경제강국 스웨덴.

세금 부담과 복지 혜택의 딜레마를 상징하는 ‘스웨덴 패러독스’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그럼에도 성공적인 복지정책을 거론할 때 대표주자로 흔히 인용되는 나라가 스웨덴이다.

그러나 최근 수십년 동안의 실태를 들여다본 결과 스웨덴식 사회민주주의 복지정책은 단순히 높은 수준의 복지혜택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많은 부호를 양산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996년 기준 스웨덴 슈퍼 부호 고작 ‘28명’

6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슈퍼 부호’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BC는 이날 ‘스웨덴 슈퍼 부호의 부상’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신나치 운동에 뿌리를 둔 극우 정당이 지난 2022년 스웨덴 헌정사상 처음으로 집권 연합에 가세하면서 현 정권을 우익정당이 이끌고 있음에도 지난 1932년 이후 사민당이 세계 최장기 집권 기간인 65년 동안 집권하면서 뿌리내린 스웨덴식 복지제도의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사민당이 이처럼 오랜 기간 구축한 복지정책은 스웨덴을 혈세에 기반한 강력한 복지국가를 건설하는 토대가 된 것으로 분석됐다.

스웨덴 경제 전문지 베칸스 어페러가 최근 발표한 스웨덴의 부호 실태에 따르면 지난 1996년 기준으로 순자산이 9100만달러(약 1237억원) 이상인 슈퍼 부호는 고작 28명에 불과했다.

이 마저도 자수성가한 경우가 아니라 선조로부터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경우가 대다수였다.

◇2021년 기준 슈퍼 부호 542명으로 급증

그러나 스웨덴 유력 일간 아프톤발라데트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25년이 흐른 2021년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는 딴판이다.

세금폭탄 문제 때문에 다른 나라로 이주하지 않고 스웨덴에 남아 있는 슈퍼 부호의 규모가 무려 542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수는 적어 보이지만 스웨덴 인구가 1000만명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들 542명의 순자산이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나 됐다는 사실이다.

부호 명단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발표하고 있는 미국의 경영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2024년 기준 글로벌 부호 순위에도 스웨덴 부자 43명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의 순위는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 이상의 부호를 대상으로 집계한 것인데 스웨덴 국적자가 43명이나 됐다는 얘기다.

BBC는 포브스의 집계 결과와 관련해 “이를 인구 100만명당 부호로 환산하면 스웨덴은 100만명당 4명 정도가 슈퍼 부자라는 뜻”이라면서 “참고로 813명의 슈퍼 부자를 둔 미국의 경우 인구 100만명 부호로 환산하면 2명 수준”이라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슈퍼 부호가 미국보다 오히려 스웨덴에 많다는 뜻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